“신부님들이 사제로서 본당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교회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는 신부님들과 이야기하며 찾아갈 생각입니다.”
12월 15일부로 제3대 평택대리구장에 임명된 윤재익 신부는 대리구 내 사제들과의 소통을 강조, 또 강조했다.
“평택대리구는 5개 지구로 구성돼 있는데 지구 신부들 모임을 통해 같이 얼굴도 보고, 상황도 듣고 해야죠. 공식적인 모임 외에도 기회가 되면 사제단과 함께 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모임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사제들끼리 친목하면서 ‘으 으 ’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죠.”
평택대리구는 45개 본당, 신자 수는 9만여 명이 넘는다. 면적으로는 용인대리구 다음으로 크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는 대리구로 본당별 경제사정과 문화 차이도 크다.
“처음 대리구장으로 가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안이 벙벙하다가 공허한 상태가 됐어요. 두렵고 떨리는 마음,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이것도 또 하느님의 뜻이고 그분의 부르심이구나 하고 받아들였어요.”
사제 서품 25년을 넘기고 사제 생활에 대한 눈을 새롭게 뜨는 상황에서, 조그만 시골 본당에서 신자들과 소통하며 사제로서 새로운 모습을 찾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대리구장 발령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다른 신부들이 자신보다 더 행복하고, 더 멋지게 사제로서의 삶을 펼칠 수 있도록 돕자는 생각으로 걱정을 이겨냈다.
“평상시에는 미사 시간에 좀 일찍 들어가서 기도 시간을 갖곤 했는데, 이제는 본당과 다르니까 따로 시간을 가져야죠. 성체 조배 안에서 가장 큰 힘을 얻을 수 있어요. 필요한 은총도 청하고, 힘을 키워가야죠.”
자비의 희년에 대리구장으로 취임했다는 점은 윤 신부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내 스스로 먼저 다가갈 수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자비의 해를 통해서 새롭게 하느님 자비에 대한 생각, 체험 등을 다시금 되새겼죠.”
대리구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복음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윤 신부의 바람이다.
“우리가 신앙 안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고 보람인지 몰라요. 청년들도 성당에서만이라도 청년들이 보여줄 수 있는 활기를 마음껏 발산했으면 좋겠어요.”
윤 신부는 신자들이 ‘하느님을 알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또 ‘부족함을 채워가고, 특히 실수를 통해서 더욱 성숙해 나간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제들을 위해 많이 기도해주세요. 신자들이 사제들을 위해, 사제들이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기본이에요.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를 기도해주는 이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기쁘게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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