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 전례’는 전례에 대한 궁금증을 사제와 신자들이 대화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늘 참여하는 전례행위도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닫게 된다면 보다 본질에 맞는, 뜻깊은 은총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례 지도는 ‘티모 신부님’ 역할을 맡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의정부교구)님이 수고해주시겠습니다.
세라 : 민이 형제님, 왜 이렇게 표정이 안 좋아요? 무슨 일 있어요?
민이 : 미사 시작하고 한참 뒤에야 들어오는 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더라고요. 늦게 와서는 기도문도 열심히 안 바치고, 성가도 안 부르고, 어떤 형제님은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리더라고요. 그러고는 다들 영성체만 하고 미사도 끝나기 전에 휙 가버리세요. 미사를 그저 구경하러 오는 신자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에 울컥했어요.
티모 : 민이 형제님, 세라 자매님. 안녕하세요.
민이, 세라 : 티모 신부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이에요.
티모 : 네, 다들 잘 지내셨나요? 그나저나 민이 형제님 안색이 어째 편치 않아 보이네요.
세라 : 신부님, 형제님이 미사에 열심히 참례하지 않는 신자들 때문에 투덜거리고 있어요.
민이 : 그저 주일미사 참례 의무만 지키러 온 그 사람들을 보며, 하느님께 무례한 것 같아 저도 모르게 화가 났어요.
티모 : 전례에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하느님 사랑을 느끼는 정도는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하느님께서 전례의 거룩한 표징과 마음을 모은 소중한 기도를 통해 우리와 만나시고 은총을 내려주신다는 걸 깨닫는다면 전례에 참여하는 자세가 달라질 텐데 말이죠.
세라 : 주님께서 전례를 통해 우리와 만나신다고요?
티모 : 전례 행위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하느님 백성, 곧 전례 회중은 그 자체로 교회가 현존하게 하고 드러나게 하는 표징으로서 큰 의미가 있지요. 더 나아가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20)하신 예수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하나의 표징이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찬미와 찬양을 드리며, 그분의 몸을 모시고 그에 감사를 드리는 모든 행위를 통해서 그분을 만나고 있는 것이지요.
민이 :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며 모여든 신자들의 모임인 교회가 예수님을 드러내는 중요한 표징이고 전례에서 하느님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미사 전례에서 더 이상 구경꾼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티모 :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 헌장」에도 보면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10항)이라고 해요. 형제님, 자매님! 이야기 나온 김에, 이렇게 중요한 전례에 대해 저와 함께 공부해보시지 않을래요? 아마도 알쏭달쏭했던 전례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기회가 될 거예요.
민이, 세라 : 그래요, 신부님!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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