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회는 독자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폭넓게 수용해 가톨릭신문의 취재와 편집 방향 설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각계각층으로부터 추천 받아 선정된 자문위원 6명은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고 비평의 목소리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가톨릭신문은 편집자문위원회 정기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면에 수용함으로써 보다 질 높은 편집과 취재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교회언론으로서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데 있어 편집자문위원회가 큰 뒷받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길명(위원장)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전원 신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김지영 前 경향신문 편집국장
강신우 前 영남일보 편집국장
최혜영 수녀 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남승한 법률사무소 바로 대표변호사
▲ 노길명(위원장)
▲ 전원 신부
▲ 김지영
▲ 강신우
▲ 최혜영 수녀
▲ 남승한
▲ 서상덕(간사)
가톨릭신문은 12월 11일 오전 11시 편집자문위원회 발족식을 겸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자문위원 중 최혜영 수녀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진행은 가톨릭신문 장병일 편집국장이 맡았다.
가톨릭신문 사장 이기수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편집자문위원회에 적극 참가해주셔서 감사드리며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톨릭신문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조언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내실 있는 복음화 사업, 매스미디어 사도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독자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회언론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편집자문위원회로부터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속 있는 대안 제시로 신문 발전 이끌 것
1차 회의에서 편집자문위원회 위원들은 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방침을 심층 논의했다. 특히 위원회의 기본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 세부내용 평가뿐 아니라 가톨릭신문 전반에 걸쳐 체계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영 前 경향신문 편집국장(이하 김 전 국장)은 “여타 신문에서는 편집자문위원회의 영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김 전 국장은 여러 언론매체가 도입하고 있는 편집자문위원회가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쓴 소리’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 독자들을 위해 제대로 된 ‘옴부즈맨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 김 전 국장은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는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계속 종합해 듣고 적극적으로 신문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강신우 前 영남일보 편집국장(이하 강 전 국장)은 각 분야의 ‘옴부즈맨’들이 저마다 회의 석상에서 많은 요구를 하지만 정작 전반적인 언론 평가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국장은 “단순히 신문 평가를 하고 비평만 하는데 그친다면 한 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사회를 포함한 전반적인 사회의 문제점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가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건전한 관점을 가톨릭신문에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원 신부(이하 전 신부)도 “기본적으로 외부와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신문이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지면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집중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길명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이하 노 교수)는 “신문을 심의하는 식의 이야기 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문제를 다루면 좋을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극 뛰어들어야
편집자문위원회는 또 변화하는 언론 환경에 맞춰 가톨릭신문이 나아가야 할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김 전 국장은 신문 산업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 지난 10년 간 크게 변화했음을 지적했다.
“세상이 변화함에 따라 시대의 조류에 따라 가야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힌 그는 “신문이 ‘올드 미디어’가 된 시점이다 보니 아무리 좋은 의견이 있어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 내부에서조차 ‘변화’가 쉽지 않음을 상기시킨 그는 교회언론 역시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위원들은 신문의 변화를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며, 가톨릭신문도 지면 인쇄 품질이나 활자 등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줄 것을 주문했다.
스마트폰 등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기사 제공에 대한 의견과 향후 전망도 제시됐다.
별도의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는 기존의 신문 지면과는 달리 뉴미디어를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전달하고 독자와 즉각적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언론사들은 물론 신생 인터넷 언론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 신부는 “주로 젊은 층이 뉴미디어 매체를 구독할 것으로 보는데, 젊은 층들은 관심이 떨어지면 매체 자체에 접촉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전 신부는 뉴미디어 매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젊은 층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기사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국장도 “새로운 매체를 시도할 때는 초반에 시선을 끌어야 한다”며 “뉴미디어를 통해 별도 기사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한데, 인력을 충원하고 관리 시스템도 따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리 추구와 흥미,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편집자문위원회 위원들은 마지막으로 가톨릭신문 편집 제작 시스템과 취재 소재 선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교회 언론으로서 가톨릭신문이 좀 더 과감하게 지면을 제작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진리를 추구하는 교회언론이기는 하지만 독자들에게 흥미 있는 기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국장은 “진지하고 엄숙하기만 하다면 독자들이 바라는 신문을 만들 수 없다”며 “진지한 것은 더 진지하게, 유쾌한 것은 더 유쾌하게 담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소재도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발굴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 교수는 “사실에 대한 보도도 좋지만 교회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성직자나 신자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승한 변호사는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하고 있을 때 예전 고 김수환 추기경 당시의 노동운동 현장을 회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 같은 다양한 관점을 담아낼 수 있는 취재와 지면 제작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편집자문위원회는 2차 회의를 오는 2월 26일 서울에서 갖기로 했다. 2차 회의에서는 가톨릭신문의 전반적인 편집 방향은 물론 의제 설정, 보도 문장에 있어서의 세부적인 개선점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 12월 11일 열린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발족식 겸 1차 회의. 왼쪽부터 장병일 가톨릭신문 편집국장, 김지영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노길명 고려대 명예교수, 가톨릭신문 사장 이기수 신부, 전원 신부, 강신우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남승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