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트리스루, CNS】네팔의 가톨릭 신자들이 암울한 크리스마스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대지진의 여파도 있지만, 인접한 인도의 몇몇 주가 국경을 봉쇄하는 경제 제재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 카리타스의 피우스 페루마나 신부는 12월 22일 미국계 가톨릭 통신사인 CNS에 “겨울은 다가오는데 차량용 연료, 조리용 가스 공급이 줄어들고, 전기마저 간헐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네팔 국민들은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경제 봉쇄 조치로 이곳의 삶은 더욱 궁핍해졌다. 전기, 연료, 가스도 없다. 대지진 직후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제 제재는 지난 9월 20일 네팔의 신헌법 채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팔의 민중은 9년 전 무능했던 왕정을 전복시켰다. 이후 오랜 헌법 제정 과정을 통해 올해 네팔을 ‘세속국가’로 선언하는 신헌법을 발표했다. 하지만 네팔에 인접한 인도의 몇몇 주가 네팔을 다시 ‘힌두국가’로 돌리기 위해 네팔로 향하는 주요 공급로를 폐쇄한 것이다. 힌두계 정당인 인도인민당이 집권하고 있는 인도 정부는 이들 지방정부의 제재를 묵인하고 있는 상태다.
필수 물자 공급이 지연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UN의 반기문 사무총장도 나서 양측에 국경 폐쇄를 해제해 육지로 둘러싸인 네팔에 운송권을 되돌려 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페루마나 신부는 육로 봉쇄로 의약품과 식료품 등 필수 물자 부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료도 없고 대중교통 이용도 어렵고 물자도 부족한 상황에서 무슨 구호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지진 구호활동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탄했다. 네팔은 지난해 4월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8000명이 죽고, 1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카트만두 외곽 테초의 돈 보스코 기술원의 조지 존 신부는 사람들은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지진 구호 및 재건 사업은 물가 상승으로 진척되지 않고 있고 연료 부족으로 피해지 방문도 어렵다”면서 “외곽 지역에서 여전히 텐트에 거주하며 추위와 싸우는 이들이 가장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현재 네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땔감용 나무를 지고 가는 모습이다. 이들은 각 가정과 식당에 땔감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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