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다해 한국교회의 움직임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적 권고와 발맞춰 나갈 전망이다.
특별히 ‘자비의 특별 희년’을 보다 의미 깊게 보내고자 하는 노력은 대부분의 교구 사목 방침에서 일관되게 찾아볼 수 있다. 또 2016년은 한국교회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박해가 시작된 병인년 박해 150주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각 교구와 성지 등에서는 순교신심을 고양하는 행사와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이다.
새해를 열며, 올 한 해 각 교구와 기관단체 등이 중점적으로 펼쳐나갈 실천 방향들을 종합, 소개한다
■ 자비의 해
전국 대부분의 교구장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에 따라 신자 개개인이 ‘아버지처럼 자비로워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사항을 제시하고, 신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각 교구 사목지침에서도 자비를 체험하고 이웃들을 향해 실천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각 교구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증언하기 위해 말씀을 선포하고 되새기며, 성지순례에도 적극 나설 것을 권고했다.
특히 전주교구는 구역·반 모임과 레지오마리애 회합, 각종 소공동체와 신심단체 모임 등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칙서 「자비의 얼굴」을 읽고 관련 성경구절도 읽고 묵상, 실천하자고 권고했다. 춘천교구가 제작한 본당 순례수첩도 순례 활성화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전교구는 희년을 맞아 신자들이 화해의 고해성사를 보다 잘 받을 수 있도록 사목 계획과 배려에 힘쓸 방침이다. 청주교구는 ‘가장 작은 이를 찾아가는 교구 공동체의 해’를 구현하는 노력의 하나로 특별히 지역 내 어려운 가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어·이·가’(어려운 이웃에게 가라)와 독거노인을 찾아가 도움을 주는 ‘행복드리미’ 프로그램을 실천키로 했다.
또한 제주교구는 고해성사를 통해 고해자에게 구체적인 자비를 베풀 뜻을 밝혔다. 장애인, 병든 이, 가정생활에 실패하고 직장생활에서 낙오하거나 좌절한 이들, 독거노인, 이민자, 사회적으로 비천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주요 실천사항이다. 의정부교구는 독거노인 쉼터, 결손가정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 운영, 본당에서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등을 실천사례로 제시했다.
바오로딸과 성바오로출판사, 분도출판사 등 교계출판사들도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하느님 자비의 의미를 보다 심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자 출판을 준비 중이다. 또 가톨릭출판사는 신자들은 물론 비신자들이 더욱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신앙 서적 발간을, 생활성서사는 북콘서트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 가정의 해
대구대교구는 교구와 대리구 차원에서 특별히 상처받고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위로하고 치료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가족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가정들을 위한 공동선 실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광주대교구도 가정의 회복이야말로 인간성 회복의 첫 출발이라고 강조하고, 가정성화 실천을 독려했다. 수원교구는 우리 삶의 모습이 하느님 자비의 얼굴이 되고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할 곳은 바로 가정과 소공동체라고 밝히고, 가장 먼저 가정 구성원들이 서로 용서할 것을 당부했다.
또 원주교구는 사목목표로 ‘하느님의 자비를 사는 가정공동체’를 내세웠다.
제주교구가 양성한 ‘혼인멘토’들의 활동도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해다. 혼인멘토들은 각 본당을 중심으로 예비부부와 청소년 교육 등을 지원, 가정에 대한 시각 개선에 힘을 실어나갈 계획이다.
■ 공동체 쇄신과 활성화
대전교구가 공동체 쇄신을 향한 교구 시노드 여정을 시작한 것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다. 교구는 올해 상반기에는 시노드를 준비하는 기초단계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준비단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노드는 총 3년간 진행된다.
광주대교구는 ‘공동체성 회복과 강화’를 실천하는 노력의 하나로 본당공동체의 세대별 신앙체험 활성화와 일치, 친교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부산교구의 경우 올해를 ‘기초공동체 복음화의 해’로 정하고 각 본당 구성원 모두가 신앙적 유대를 이룰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와 관련해 교구는 신심단체 활성화와 다양한 모임 및 그룹을 통한 친교 공동체 만들기, 반 소공동체 모임을 통한 신앙 유대와 활동 등의 실천사항을 안내했다.
수원교구는 그리스도인은 모두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생생하게 전하는 선교사라고 강조하고 새로운 복음화와 소공동체 활성화 등에 매진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군종교구는 형제애 실천을 위해 개인과 본당 차원에서 신심행위에 충실하고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돕고, 공동체별로 친교의 시간을 갖는데 적극 임하자고 권했다. 의정부교구도 교회의 본질을 실천하는 소공동체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 순교신심 고양
신앙의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그 신심을 본받는 노력들도 활발히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한국교회는 병인박해 15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에 따라 ‘기억의 지킴이’가 되어 과거의 은총을 기억하고 고이 간직하는 것을 넘어서 회개하고 이 시대 안에서도 실천할 계획이다. 또 남북 분단으로 순교의 길을 걸은 신앙인들도 기억, 순교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민족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데 더욱 힘을 실어 나간다.
의정부교구는 양주 순교성지 조성에 박차를 가해 오는 5월 ‘양주 순교성지 표지석 제막 및 성지 선포식’을 거행한다. ‘순교자공경 명도회’ 창립식도 올해 마련할 예정이다.
■ 각종 기념
마산교구는 설정 50주년을 맞아 더욱 폭넓은 의미의 희년을 보낸다. 특히 교구는 모든 교구민들이 은혜로운 삶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성경필사·읽기·공부하기, 가정기도 바치기 등의 영적쇄신 운동과 순교자 묘지 정비와 순례, 교구 규정집 재정비 등의 사업들을 추진한다.
대구대교구는 5월에 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봉헌식을 거행한다.
인천교구는 설정 55주년을 맞아 성모순례지(성모당)를 건립해 봉헌할 계획이다. 교구 ‘바다의 별’ 레지아 승격 30주년 기념 신앙대회도 4월 중에 연다.
■ 다양한 사목적 노력
춘천교구는 자비로운 신앙인의 삶은 선교운동과 맞닿아 있다고 밝히고, 힘 있는 선교활동에 박차를 가할 뜻을 밝혔다. 안동교구도 희년에 펼칠 복음화 노력의 하나로 ‘아버지 품을 떠난 작은 아들 찾기 운동’을 실시한다. 구체적으로 신자들이 먼저 하느님의 자비를 배우고 익혀 냉담자들의 마음속에 자비가 스며들어 아버지의 품을 그리워하는 내적 충동을 일으키도록 노력하자는 당부다.
청주교구는 올해 청소년법인 설립을 통해 청소년·청년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복음의 기쁨’을 알리기로 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장애아부 주일학교 활성화와 보다 전문적인 신앙교육 지원을 위해, 초등부에 소속돼 있던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장애인 신앙교육부’로 독립, 신설한다.
아울러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는 1월 18~25일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주관한다. 1월 25일부터는 제51차 세계성체대회가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다. 한국교회에서는 장봉훈 주교를 대표로 한국교회 공식 순례단이 참가한다.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와 신학교 총학장 간담회는 6월 20~22일 열린다. 또한 주교회의는 11월 15~17일 한일주교교류모임을 한국에서 연다.
한국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올해도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확산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새로운 복음화와 가정 복음화를 위한 활동’, ‘병인박해 150주년을 기억하는 신앙선조 현양을 위한 활동’,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실천운동과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 ‘자비의 특별 희년 실행을 통한 공동선과 평화를 위한 활동’ 등을 주요 사업으로 세웠다.
한편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는 생태보전을 위해 올해부터는 부활절 계란 사용 자제를 실천, 신자들에게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수도자 쇄신 프로그램도 개발, 진행할 계획이다. 5월에 열리는 세계여자장상연합회 총회 주제에 맞춰 결의문도 내고 3년간 실행할 준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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