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나을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큰 병으로 고통받는 어린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은 세상 누구도 알 수 없다.
홍효민(안젤라·중3)양, 홍형민(요셉·초6)군의 아버지 홍주희(그레고리오·50·인천 한국순교성인본당)씨는 중증 다발성 골연골종으로 수시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남매를 살리기 위해 신앙 하나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버렸다.
2007년 아들에게 먼저 다발성 골연골종이 발병했고 3년 뒤 딸도 같은 병을 앓기 시작했다. 다발성 골연골종은 말 그대로 종양이 여러 군데 동시에 생기는 병이다. 남매의 경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변이가 심해 뼈가 성장하면서 종양도 같이 자라는 희귀 사례다. 종양이 신경을 누르게 되면 다리에 마비가 온다.
불행하게도 딸 효민양은 다리에 마비가 와 일어서는 것은 물론 혼자서는 앉아 있을 수도 없어 늘 누워 지내며 엄마 손여숙(마리아·48)씨의 간호를 받고 있다. 효민양은 한 달 전 왼쪽 골반에 있는 종양 제거수술과 뼈를 잘라 축을 돌리는 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만 덜하면 지금도 주일학교에 나가고 주일미사도 봉헌할 정도로 신앙생활에 열심이다. 효민양은 중학교 3년 내내 아버지 홍씨가 등하교시켜 학업을 이어왔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 형민군은 아직 마비 증세가 없어 혼자 걸어다닐 수 있는 것이 다행이지만 다리에 핀을 6개나 박고 있다. 한창 자라는 중학교 시기에 신체 성장에 비례해 종양도 같이 커지면 누나처럼 고통을 받게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제까지 효민양이 12번, 형민군이 16번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도 수술을 몇 번이나 더 해야 할지 모른다. 팔다리에 수술 자국을 보면 부모의 마음은 미어진다.
거기다 홍씨 친동생은 뇌동맥 파열로 쓰러져 10년째 식물인간으로 지내고 있고 홍씨가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할 때 만나 결혼한 아내도 골부종과 당뇨병, 고혈압을 앓아 바깥 활동은 못하는 형편이다 보니 홍씨의 정신적 어려움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홍씨는 남매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2009년 살던 집과 운영이 잘 되던 교습학원까지 처분했다. 이후 처가에서 장모와 큰 처남, 작은 처남과 같이 살며 네 식구가 방 한 칸에서 생활하고 있다. 효민양과 형민군은 사춘기이지만 불평 없이 지금의 상황을 이해한다. 가끔 효민이가 자기 방을 갖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할 때 아버지로서 마음이 아프다.
홍씨는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 주신다’는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고 남매를 살리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있다. 학원 강의실 하나를 빌려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면 수입은 수십만 원밖에 안 된다. 시간을 어떻게든 쪼개고 쪼개 빵 배달, 과일 배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홍씨는 눈물을 감춘 채 간절한 심정으로 말했다. “아이들이 치료 잘 받아서 이제 수술 그만하기만을 바라고 기도합니다. 제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도움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성금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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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651001-01-404206
우리은행 1005-602-318915
예금주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모금기간: 1월 6일(수)~1월 26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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