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가명, 17) 군은 13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됐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가고 혼자가 되면 학교에 자주 결석했고 또래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어린 나이에 흡연까지 배웠다. 14살 때 아버지가 재혼하게 되자 아버지와의 갈등이 심해지고 새어머니와 새어머니의 자녀들과도 관계가 멀어졌다.
김 군이 16살되던 해 한국에서 경제활동이 어려워진 아버지는 인도에서 일거리를 구해 가족을 데리고 인도로 떠났다. 그러나 김 군은 인도에서도 부적응과 외로움에 힘들어했고 가족 간 갈등은 더 커졌다. 아버지는 김 군에게 인도보다는 생활이 익숙한 한국에 가 지내라고 했고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3개월 후부터 생활비가 오지 않았다. 인도에 있는 아버지와 연락도 끊기고 말았다.
김 군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찜질방에서 휴대폰을 훔치다 경찰에 넘겨졌다. 김 군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경찰은 그를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쉼터 시설에 인계했다. 쉼터에서는 김 군을 일시 보호하면서 경찰서 조사에 동행했고 경찰은 그를 훈방 조치했다. 쉼터에서는 김 군의 건강과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돕고 옷과 의료를 지원했다. 상담 결과 김 군은 가족과 사회에 대한 분노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은 3~9개월 거주가 가능한 단기쉼터에 들어갔지만 5일이 지나 무단퇴소해 현재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김 군의 사례처럼 가정에서 방임되거나 학대 받는 아동,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에는 적지 않다. 이들 또한 교회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발생한 ‘11세 소녀 학대 사건’은 교회의 아동, 청소년 보호와 긴급구호 기능에 대해 짚어보는 계기를 부여했다. 본지는 이 사건을 접하며 전국의 아동, 청소년 구호, 보호시설 등의 현황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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