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돌아오기로 한 남자를 기다리는 두 여인의 비밀스런 기다림을 담은 영화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The Wait)은 2015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노미네이트 및 3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고요한 대저택에 살고 있는 안나는 돌아오지 않을 아들 쥬세페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아들의 여자친구 잔이 찾아오지만 안나는 고통스러운 비밀을 끝까지 지켜가며 쥬세페가 돌아오기로 한 부활절까지 잔과 함께하려 한다. 시칠리아의 아름다운 풍경 아래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지는 이 영화 안에는 두 여인의 팽팽한 긴장감과 전반적인 무거움이 공존한다.
감독은 명확한 사실을 설명하는 대신 대사와 대사 사이의 긴 여백, 반복적으로 내비치는 여러 암시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기다림이 가져다주는 여운과 의미, 사랑하는 사람을 끝내 보내지 못한 채 세상에 남겨져 살아가는 이들의 상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특히 영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상실은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상실의 아픔과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다.
부활절에 돌아오기로 한 아들 쥬세페를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서서 마주친 성당은 안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배우들의 열연과 배경음악 또한 영화의 예술성을 한층 높였다. 피에로 메시나 감독, 줄리엣 비노쉬, 루 드 라쥬 주연, 상영시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1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