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그레고리오·45·서울 낙성대본당)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세계 빈곤퇴치와 불평등 구조 개선은 지난해 9월 유엔(UN) 총회에서 합의한 ‘지속가능 발전목표’의 중요한 근간”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국제개발소위원회 위원으로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가톨릭교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 교수는 “한국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국내 개발협력 주체들이 빈곤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 지원을 기본 원칙으로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교회가 세계 빈곤퇴치에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 식민지 경험이 있으면서 성공적으로 빈곤국에서 경제선진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로, 이것은 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임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한국이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는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원조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이웃나라는 물론 먼 지역의 국가가 빈곤상태에 빠져 있을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과 외교관계 역시 우리 혼자 힘으로는 발전이 어려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60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 경험을 빈곤국에 전달하고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동시에 한국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 신장과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부메랑 효과’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빈곤퇴치 노력이 개신교회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대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개신교회는 통합적이지 않고 개별적으로 해외 원조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빈곤퇴치 활동에 중복성과 비효율성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지만 가톨릭교회는 보다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 적절한 원조활동을 배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빈곤퇴치를 위한 ‘구조적 원인’ 제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가톨릭교회는 정부의 사회복지정책에서 소외된 빈곤층에 자활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정부의 복지시스템 구축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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