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갇혀 있는 이들은 바로 여러분들과 같은 인간입니다. 다만 그들이 스스로 소중한 사람임을 느끼고 다시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그들과 만나줘야 합니다.”
일본의 비영리법인 ‘마더하우스’ 이가라시 히로시(五十嵐弘志·니콜라오데레사발렌티노·54) 대표는 1월 22~25일 한국 법무부와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활동 등을 탐방하기 위해 방한했다.
“형무소에서 세례를 받고 마더 데레사 성녀의 말씀처럼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던 중에 생각난 것이 바로 재소자와 출소자들을 돕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가라시 대표가 운영하는 마더하우스는 일본 형무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이 형무소 밖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도록 돕고, 성경 말씀과 교리를 전하고 있다. 또 출소자들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그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마더하우스의 목적이다.
일본 형무소는 형벌과 격리가 주목적이다. 종교행사가 없을 뿐 아니라, 가족 외에는 면회나 편지를 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재소자들을 교화하려는 우리나라의 교도(矯導)와는 개념이 다르다. 그런 사회와의 단절 속에서 갈 곳을 잃은 출소자들은 다시 범죄에 손을 대기도 한다.
이가라시 대표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청년 시절 범죄로 수감된 그는 3차례에 걸쳐 형무소에 들어가 20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얻게 된 성경과 마더 데레사에 관한 책이 회개의 계기가 됐다. 사도행전의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라는 말씀이 마치 예수가 그에게 직접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후견인이었던 변호사를 통해 고(故) 시로야나기 세미이치 추기경 등의 도움을 받아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일본 형무소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본에서 재소자·출소자에게 사회의 벽은 높습니다. 신자들조차도 ‘나도 죄인이기는 하지만, 당신은 범죄자’라는 반응을 보여 상처 받기도 합니다.”
이가라시 대표는 출소 후 2012년부터 마더하우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성경 말씀과 교회 가르침에 근간을 둔 마더하우스에 일본교회가 함께해주길 원했지만, 교세가 작고 사회교정사목 활동이 미비한 일본교회는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늘 답답했던 그의 마음을 풀어준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다. 자신도 재소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교황의 말이 큰 힘이 됐다. 아직 교구와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편지를 받은 후에는 여러 본당에서 그를 지지하게 됐다.
이번 한국 교도소와 사회교정사목위원회의 방문도 이가라시 대표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줬다. 그는 “한국교회가 재소자·출소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마치 가족과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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