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을 선출하는 회의. ‘열쇠로 잠근다’라는 뜻으로 외부와 차단된 교황선거 장소를 뜻하는 이 단어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화성지구에서 중고등부 학생들을 모아 ‘도전! 골드벨’을 진행했다. 필자가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낼 수는 있었다. 이 골든벨 문제를 만들면서 고민하던 한 주일학교 선생님이 나에게 직접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골든벨 문제를 영상으로 담아 학생들에게 마지막 문제로 내겠다며, 영상을 촬영해 간 것이다. 막상 그 영상이 학생들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하니, 찍는 내내 긴장도 됐다. 몇 번의 재촬영 끝에 영상을 만들어서 그 선생님은 돌아갔다.
그 후 ‘얼마나 재미있게 골든벨 퀴즈가 진행될까?’, ‘마지막에 내 영상은 잘 나왔을까?’, ‘학생들이 즐거워는 했을까?’ 등등 생각이 많았다. 막상 퀴즈가 진행되는 당일에 다른 일정 때문에 갈수는 없었지만 머릿속에는 그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나중에 영상을 담아간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잘 진행됐으며 재미있게 마무리 됐다고 했다. 학생들은 마지막 문제에 신부님이 등장해서 적잖게 놀랐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화성지구 중고등부 학생들은 침착하게 마지막 문제까지 풀어내는 집중력을 보였다”라고 전해왔다. 흐뭇하고 기뻤다.
“우리 본당의 중고등부 학생들은 기쁜 마음으로 성당에 나오고 있는가?”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교리와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가?”
학생들이 교리에 참여하는 태도와 미사에 참례하는 태도는 곧 그들 마음의 반영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어떠한 상태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우리 본당의 학생들은 미사나 교리에 기쁘게 참여하고 있는가?” 혹 “그렇지 못하다면 문제는 어디에서 오는가?”
지금 학생들은 밤낮으로 학교와 학원을 종횡무진하며 만성피로에 절어있다. 이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나 여가, 잠 등으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해결한다. 그런 학생들에게 교회가 다시 한 번 더 학교와 학원과 같은 방식의 접근을 되풀이 한다면, 학생들은 당연히 기쁘지 못한 마음으로 교리나 미사에 참여할 것이다.
오늘날 성당에 나오는 중고등부 학생들의 눈동자에서도 초점이 점점 사라져가고 미사나 교리시간에 능동적이지 않고 딴짓을 하며 미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교회 안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새로운 방식과 패러다임의 교리와 미사가 필요함을 드러낸다.
학생들의 패턴을 잘 살펴보고, 되풀이 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다른 방식의 교리와 미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본당 안에서만 학생들을 지내게 할 것이 아니라 지구차원에서 연합해 행사를 하고, 그것이 일시적이고, 한시적으로 그치지 않는 무엇이 될 수 있도록 지속성을 갖게 해준다면 좋을 것이다.
학생들이 지구 안에 다른 본당과 연계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교리프로그램을 만들고, 다양한 방법으로 친교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면 좀 더 학생들의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능동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그리된다면 “교리와 미사에 참례하는 그들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