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띤 예수와 그 품에 안긴 아기, 하얀 수단을 입은 프란치스코 교황, 형형색색의 동물들과 곤충들…. 1월 27일~2월 4일 대구 대명동 보명학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동우·민우 꿈의 세계’에 전시된 작품들이다. 밝고 화려한 색감의 그림들이 관람객들을 미소 짓게 하지만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발달장애 1급의 쌍둥이 형제 서동우(가브리엘·21·대구 남산본당)·민우(라파엘)군의 첫 전시이기 때문.
어머니 육은혜(클라라·53)씨는 “하느님을 원망하며 보냈던 시간들도 있었지만 요즈음은 큰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를 보고 동우·민우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가족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육씨에게 이번 전시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1994년 첫 아들 정우(미카엘·23)군을 얻고 2년 후 쌍둥이 형제를 출산할 때만 해도 장애는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두돌 즈음부터 이상 증상을 보인 쌍둥이 형제는 결국 발달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도무지 통제가 되지 않았다. 아파트 창문에 서면 아래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절망적인 날들이 이어졌다. 성당에서 사람들의 시선과 손가락질을 느끼고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찾게 된 것이 그림이었다. 잠시만 눈을 떼도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육씨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동물을 그렸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르자 아이들이 육씨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고, 이제는 스케치북과 연필만 있으면 한동안은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특히 동생 민우군은 그림에 소질을 보였고 2015년에 전국장애 청소년 미술대전 금상, 바냇들 전국장애 학생 미술공모전 특선, 23회 전국장애학생 미술 공모전 동상 등을 수상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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