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가톨릭’이란 말이 초세기 교회에서 예루살렘, 로마, 알렉산드리아 등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가 있던 중요한 도시 안티오키아 교회의 주교 이냐시오 성인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신 뒤 기원 후 50년쯤 안티오키아에서 태어난 이냐시오 성인은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다 98-117년 사이 로마에서 순교하게 됩니다. 이냐시오 성인이 순교의 월계관을 받으러 로마로 가는 도중 소아시아 지방 7개 교회 가운데 하나인 스미르나 교회에 보낸 편지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아버지를 따르시듯이 여러분은 주교를 따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곳에 ‘가톨릭 교회’가 있듯이, 주교가 있는 곳에 교회 공동체들도 있습니다.”
이후 ‘가톨릭’이란 표현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관련해 널리 쓰이게 됩니다. ‘보편적’이란 뜻 외에 ‘참된’ ‘하나이고 유일한’ 같은 의미들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톨릭 교회라고 하면 보편적인 교회, 참된 교회, 하나이고 유일한 교회 등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입니다.
‘가톨릭’이란 말이 널리 퍼져서 사용되었음은 니케아 신경의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는 표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공번된, 보편된’은 성 빈첸시오가 말했듯이 “모든 사람이 모든 시대에 모든 장소에서 믿어 온 것”을 의미합니다.
1054년 그리스도교가 동방교회(정교회)와 서방교회로 갈라지면서 두 교회에서 모두 ‘가톨릭’이란 표현을 사용하다보니 구별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른 혼란을 피하고자 서방교회를 ‘로마교회’ 또는 ‘로마 가톨릭’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주교가 전래된 이후 서학(西學), 천주학(天主學), 천주교(天主敎), 가톨릭교 등으로 혼용해 부르다가 주교회의에서 ‘천주교 또는 가톨릭교’를 공인하여 「가톨릭 지도서」(Directorium, 1932년)에 규정함으로써 공식명칭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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