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간 ‘얼굴’을 주제로 작품에 매진, 프랑스·미국·독일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권순철(요셉) 작가의 전시회가 5월 22일까지 대구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시선’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권 작가의 1950년대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회화(수채화·유화·드로잉)와 조소, 설치작품 등 총 135점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펼쳐져 더욱 눈길을 끈다.
권 작가는 6·25 전쟁에서 아버지와 삼촌을 잃은 개인적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 평범한 이들의 얼굴에 삶의 무게와 민족의 아픔을 담아내는 독자적 작품 세계로 정평을 받고 있다. ‘마티에르’ 기법(물감을 바른 위에 여러 번 덧칠해 일반 유화보다 거칠고 울퉁불퉁한 느낌을 주는 기법)으로 권 작가가 그려낸 다양한 얼굴들에는 삶에 지친 이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제작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그린 성화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감히 그 존엄함을 표현할 수 없었다”는 작가 자신의 말처럼, 삶이 무르익은 60대가 되어서야 성화들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평생 인물을 그려온 작가가 표현해 낸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 위에서 번뇌하며 고통에 차 하늘을 향해 부르짖고 있는 모습.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 이러한 모습의 ‘예수’는 권 작가의 성화를 우연히 접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범어대성당에 설치하기 위해 의뢰한 작품이다. ‘예수’는 전시를 마친 후, 5월 축성식을 갖는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에 기증된다.
권 작가는 “수많은 전시회를 가졌지만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위해 오가는 성당 벽에 내가 그린 예수의 모습이 걸린다는 것은 새로운 긴장감을 주는 일이다”면서 “앞으로도 예수 얼굴 안에 깃든 성스러움, 자비를 표현해 내고 싶다”고 전했다.
※문의 053-790-3000 대구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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