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일학교다. 하지만 같으면서도 약간은 다른 성격의 주일학교도 있다. 그것이 장애아 주일학교이다. 우리가 흔히 주일학교라고 하면 초등부 어린이나 중고등부 학생들 그리고 그들과 관련된 미사와 여러 가지 행사들을 떠올린다. 아주 어린 유치부부터 의젓해서 어른 티가 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까지 모두 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다. 그런데 이들과는 같은 주일학교 학생이지만, 그들과 같이 교리에 참여하긴 어려움이 있고, 신체적,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캠프나 다른 프로그램을 함께 할 수 없는 학생들도 있는 법이다.
결국 그들은 본당의 주일학교 운영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함께 하지 못하고 물러서있게 되고, 관심까지도 잃게 된다.
생각해 본다. 이들은 주일학교 학생들이 아닌가? 아니다. 이들 또한 당연히 주일학교 학생들이고, 그 본당의 청소년들인 것이다. 각 본당에서는 매년 복음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본당에 장애인들이 몇이나 있는지, 본당에서는 그들을 위한 어떤 시설적 차원과 사목적 차원의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는다. 사목적 배려는 장애아들이 일반 주일학교의 뒷전으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주일학교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장애아주일학교다.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 본당 안에 장애 청소년들이 몇 명이나 될까? 많을 수도 있겠지만, 거동의 불편과 여러 이유로 나오는 않는 학생들도 있다. 눈에 보이는 학생들로 장애아주일학교를 꾸미자니, 학생들이 없는 결과를 보인다. 그래서 여러 개 본당을 하나로 묶어, 한 성당에 모여 장애아주일학교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가령 우리 수원교구에는 청소년활성화 본당이 있다. 지구마다 이 본당이 하나씩 있는데, 각각은 그 지구 안에서 교통의 용이함과 여러 배려적 차원에서 선별된 본당이다. 바로 그 본당에서 장애아 학생들이 모여서 미사하고, 주일학교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미 청소년사목지침서 안에 장애아 주일학교에 대한 지침들이 있고, 장애아 주일학교를 처음 실시하는 본당에 대한 매뉴얼을 실었다.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한 상세히 나와 있다. 교리교사도 필요하고, 교리교안도 필요하고, 그리고 이런 준비들이 현재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지구적 차원에서 모인 장애아 학생들이 교리를 받을 때 교사들은 심적 부담감을 안을 수 있는데, 교구에서는 이미 10년 넘게 이를 준비하며 ‘교구 장애아주일학교 연합회’를 구성했다. 이 교사 대부분은 특수교사나 사회복지사와 같이 장애인 관련 전공자로서, 각 본당의 교리교사 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 이미 실질적으로 1년에 두 번 상하반기에 장애아주일학교 교리교육 연수가 마련돼 있다. 교구 장애인주일학교 연합회 교사들을 장애아주일학교가 처음 생긴 본당으로 파견, 몇 개월간 그곳 교리교사들을 양성하고, 장애아주일학교를 돕도록 배려 또한 하고 있다.
본당 신부님과 신자들이 관심을 조금만 가져주시면 된다. 그러면 장애아주일학교가 세워지고,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교구 장애아주일학교 연합회에서는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늘 고민한다. 장애아주일학교 학생들도 교회의 일원으로 교회의 모든 일에 동참하고, 교회 안에서는 어느 누구 하나 소외되거나 열외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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