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사라왁 주 정부가 정확한 수요계획도 없이 환경을 파괴하는 댐 건설을 밀어붙였습니다. 주민 인권을 지키기 위한 우리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제19회 지학순정의평화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사라왁 강 살리기 네트워크’(SAVE Rivers, 이하 네트워크) 대표 피터 칼랑(Peter N Kallang)씨. 시상식 참석 차 한국을 찾은 그는 3월 10일 인터뷰를 통해 무지막지한 댐 건설에 저항해 벌여온 열정적인 활동들을 설명했다.
보르네오 섬 북부에 있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는 수십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있는 ‘생명의 보고’다. 원주민 수십만 명이 천혜의 환경과 어우러져 살아가던 평화로운 이 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사라왁 주 정부가 2030년까지 수력발전을 위해 대규모 댐을 최소 12개, 최대 52개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말레이시아 판 ‘4대강 사업’이라고 불릴 만하다.
칼랑씨는 “댐이 하나 둘씩 건설되면서 3만 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선조 대대로부터 살아온 땅을 등져야 했다”며 “원주민들은 이주한 뒤 일자리조차 찾지 못해 결국 빈곤층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숲 수십만 헥타르와 경작 토지가 수몰됐고 다양한 생명도 자취를 감췄다. 댐은 인류의 터전인 환경과 소수민족 인권을 말살했다.
지난 2011년 10월 비정부시민단체 형태로 네트워크가 결성됐다. 네트워크는 댐 건설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주민들과 연대했다. 주민들에게 사라왁 지역 토지 법률을 가르쳤다. 토착민 권리, 대형 댐에 대한 대안과 지속가능한 개발 등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2013년 10월부터는 바람(Baram) 댐 건설을 막기 위해 진입로를 봉쇄하고 점거 농성을 벌였다. 결국 지난해 7월 사라왁 주지사가 댐 건설 중지를 선언했다.
칼랑씨는 “사라왁 주 정부는 댐 건설로 대규모 중공업 단지를 조성해 경제발전을 이루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부정부패와 관련 깊다”며 수많은 기업을 소유한 주지사가 사업에 절대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랑씨는 “이번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를 상대로 한 댐 건설 반대활동에 큰 힘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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