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세상 끝 날까지 희망과 복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활을 축하드리면서, 또 한 편의 작은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상담식 고해성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부활을 준비하면서 받았던 판공성사는 일반 고해성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고해실에 들어가서 고해사제에게 내가 고백할 죄들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고해성사의 절차에 따라 성찰, 정개, 결심, 고백, 보속을 하는 고해성사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성사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고해성사 외에도 면담을 하면서 고해성사를 하기도 합니다. 사제에게 요청해 이뤄지는 면담성사는 긴 시간 고해사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에 쌓인 이야기를 하고, 참으로 내면 깊은 곳의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면담 고해성사가 상담과 함께 이루어진다면 상담식 고해성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고해성사라는 것이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는 것이기에 신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부담으로 느끼고 피하지 말라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장소가 바로 고해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해성사를 면담으로 청해오는 신자 분도 계시고, 고해를 보면서 오히려 고해사제와 얼굴을 대면하며 상담하는 신자들도 계십니다.
청년성경연수를 지도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 프로그램 안에 고해성사가 자리하는데, 그 고해성사는 고해사제와 얼굴을 대면하며 진행됩니다. 의외로 많은 청년들이 이 고해시간에 두 번 놀랍니다.
첫 번째는 그 고해성사가 사제와 얼굴을 마주하며 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두 번째는 이 청년들이 처음 해볼 법한 면담 고해성사 안에서 많은 내면적 위로와 치유를 경험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고해사제가 특별히 준비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고해에 임하는 청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조금 다르다면 잘 들어주고, 오래 들어주고, 끝까지 들어주는 일입니다. 고해성사에 임하는 청년들은 자신들이 고해에 임하면서, 말을 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무슨 작용으로 그리되는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 안에서 많은 성령의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 청년이 그 날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갈 무렵 저에게 던진 한 마디의 말이 있었습니다.
“신부님! 저는 지금까지 고해성사가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제 마음 안에 칸막이가 있어서 그랬습니다. 오늘 정말 좋았습니다.”
돌아서며 생각했습니다. ‘마음의 칸막이라…’ 누구나 있을 법한, 누구라도 있을 그 마음의 칸막이. 그 칸막이가 활짝 열리고, 고해에 임하게 될 때, 사실 누구라도 예수님을 체험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부활시기에 앞으로도 더 많은 신자분들이 마음의 칸막이를 열고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쁜 부활시기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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