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2016년 예수 부활대축일을 맞아 ‘주님은 좋으신 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를 주제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주교는 메시지를 통해 “인간의 피조물을 착취하는 행태”가 가져온 자연·사회 환경 손상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자비의 실천을 통해 수많은 생명이 굶주림과 고통에서 구원되어 부활의 기쁨을 누리고 있음을 잊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 주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하느님 자비의 절정”이라면서 “하느님께서 그리스도의 부활로 죄의 종살이에 억눌려 고생하고 죽음의 두려움에 신음하는 인간을 그 근원에서부터 해방시켜 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며 당신의 자비로운 본성을 담아주셨다”고 밝힌 이 주교는 “하지만 악에 물든 인간은 그 본성을 저버리고 자유만을 무한히 누리려는 교만에 빠졌다”고 염려했다.
그 결과 “세상은 하느님 창조의 목적과는 반대로 살기 힘든 곳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비의 활동은 자비로운 본성을 일깨운다”면서 “자비의 활동을 뒤로하고 자비로운 본성만을 깨닫고자 한다면 이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거짓이고 교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주님의 부활로 보여주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본성을 깨닫기 위해서는, 자비의 활동을 통한 실천이 반드시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비의 실천이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어야 함을 강조한 이 주교는 “우리나라가 남·북의 정치적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음”과 “세계 도처에 전쟁과 폭력으로 굶주리고 아파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자비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우리가 해야 할 자비의 활동이 “이 나라와 온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고, 굶주리고 아파하는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구가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지역에 16명의 사제를 파견해 주님의 자비를 실천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참여할 것”을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이 주교는 “부활을 경축하는 이 축제의 시기에 특별히 재작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사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자꾸 덧나”는 현실과 “자비롭지 못한 세상이 이미 오래전에 등을 돌려버렸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사야서의 말씀을 들어 “‘피곤한 줄도 지칠 줄도 모르시는 하느님’께서는 이 자리에 당신 자비의 손길을 펼치시는 분”이라고 말한 이 주교는 “함께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위로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우리가 자비를 베푸는 그 자리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기쁨으로 맞아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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