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27일 예수 부활 대축일 낮미사를 주례하면서 “부활하신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도울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성주간 예식을 주례하면서도 난민과 이주민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교황은 부활 주일 미사 후 발표한 담화(Urbi et Orbi)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가 그분의 눈으로 굶주리고 목마른 이, 이방인과 죄수, 소외되고 따돌림 받는 이웃, 억압과 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사랑하고 동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지중해와 중동의 난민과 이주민을 돕고 보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교황은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에게 특별히 시리아와 이라크, 리비아, 예멘에서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기억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전하는 이 메시지는 모든 인류, 모든 세대가 전쟁과 굶주림, 빈곤, 불의를 피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향을 떠난 이주민과 난민을 잊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한 신앙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 박해받는 모든 이들을 위로했다.
이에 앞서 3월 24일 교황은 로마 북부 카스텔누오보 디 포르토 소재 난민센터에서 성 목요일 발씻김 예식을 주례했다. 이날 교황은 여성을 포함해 난민 12명의 발을 씻어줬다. 이들 난민의 종교는 이슬람, 힌두교, 콥트교, 가톨릭 등 다양했다.
교황은 이들 난민에게 각자의 언어와 종교로 모두 한 형제가 되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튿날 교황은 로마 콜로세움에서 열린 성 금요일 예식에서 십자가의 길을 주례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이 계속해서 전 세계의 고통 받는 이들을 멸시하고, 고문하고, 십자가에 못 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비겁한 침묵 속에 우리의 형제자매가 날카로운 칼에 목이 베이고 산 채로 불타 죽고 있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예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빌라도처럼 우리도 전쟁과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과 이주민이 죽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다음 날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부활 성야 미사에서 교황은 “부활은 희망을 기억하는 것으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희망을 가슴에 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다가와 고뇌에 빠져있는 우리의 손을 잡아 주길 원하신다”면서 “오늘 밤 우리는 먼저 우리를 속박하는 희망의 부재라는 돌무덤의 문을 열어야 하며, 부활하신 예수로부터 희망을 얻어 이 덫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주 이탈리아 한국대사 이용준 부부를 비롯해 6개국 출신 12명에게 세례성사를 베풀었다. 이용준 대사는 스테파노, 대사 부인 김희 여사는 스텔라로 각각 세례를 받았다. 주교황청 한국대사 김경석 대사(프란치스코)와 김정자(아녜스) 부부는 이들의 대부모로 세례식에 참가했다. 교황은 이들에게 견진성사도 함께 베풀고 미사에 함께한 추기경, 주교, 사제들과 함께 강복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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