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도구의 발달에 따라 교회 역시 가상공간의 복음화를 위한 노력과 사이버 사목, 디지털 사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가톨릭신문사가 창간한 ‘가톨릭e신문’ 역시 사이버 공간의 복음화, 무한하고 큰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복음화 장에 대한 사목적 관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e신문의 창간에 즈음해,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융합에 따른 교회의 디지털 사목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 살펴본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사목적 관심
한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펴낸 ‘2014년 국가정보화백서’에 의하면, 2013년 7월 기준 만 3세 이상 인구 인터넷 이용률은 82.1%로 나타난다. 전체 가구의 인터넷 접속률이 98.1%로 사실상 거의 모든 가구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상징인 스마트폰의 보급률도 세계 최고 수준. 구글 모바일 플래닛(Google Mobile Planet, 2013년 8월)에 의하면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UAE(73.8%)에 이어 두 번째인 73%로 조사됐다. 보급률이 70% 이상 국가는 전 세계 4개국에 불과하다.
교회 역시 정보기술 활용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1988년 PC 통신 상용화와 1990년대말 인터넷 확산에 따라 본격적인 정보화, 전산화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교회 행정 전산망 ‘양업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본당과 특히 수도회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버 사목도 전체적으로 확산됐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목적 시도들이 이어졌다. 인터넷 방송국, 인터넷 통신교리, 휴대폰 성경 구절 문자 서비스(SMS) 등이 등장했고, UCC 열풍이 일면서 UCC를 복음 선포와 사목 활동에 활용하는 움직임들이 이어졌다.
모바일과 스마트폰, 그리고 SNS
200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은 모바일을 기반으로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한국 천주교회의 인터넷 활용 역시 모바일로 무게중심을 전환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한국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2009년, 이후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은 SNS의 확산에 불을 지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한국에서 개발된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가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동시에 온라인 공동체인 카페, 클럽이나 미니홈피, 블로그, 마이크로블로그, 그리고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카카오스토리 등 프로필 기반 서비스들이 범국민적으로 확산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13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의하면 만 6세 이상 인터넷 사용자의 94.4%가 페이스북 등의 프로필 기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자의 82.7%가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하고, 대부분(96.4%)은 스마트폰을 통해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 사목, 유무선 통합 시대
이처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되고, SNS가 확산되는 추세에 따라, 한국교회 역시 유무선 통합을 추진한다. 무선 양업시스템 ‘정약종 프로젝트’ 개발이 시도되고, 가톨릭폰, IP TV 등이 시도됐다. 성바오로수도회의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말씀 한 모금’을 시작으로 한국교회사연구소의 교회사 관련 자료 서비스, 의정부교구의 모바일 양업서비스가 이어졌고, 서울대교구의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가 모바일을 포함한 성경 듣기 서비스를 실시했다.
서울대교구는 이동통신사와 함께 한국천주교회 모바일 복음화 사업의 공동 추진을 합의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성경과 매일미사, 가톨릭 성인 및 성지 정보 등 신앙 관련 정보 서비스를 실시했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전 본당에 Wi-Fi 무선랜 존을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대교구는 물론 교구와 수도회, 기관 단체들은 스마트폰으로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들을 개발했다. 2010년 이후 주교회의와 대부분의 교구, 수도회, 주요 기관들을 중심으로 SNS, 즉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팟캐스트 등의 활용이 보편화됐다.
디지털, 선교사목적 활용 현황과 사례
매체별 활용 범위는 광범위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교구와 단체들이 웹페이지들을 갖고 있는데 비해 활용은 저조한 편이다. ‘E-러닝’, 즉 온라인 교육면에서는 상당히 활발하다. 광주대교구, 서울대교구, 가톨릭교리통신교육회 등 여러 교구와 교육기관에서는 이미 인터넷 교리교육을 보편적으로 활용한다.
성경은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성경공부가 보편화됐다. 단순한 전자메일에서부터 모바일 MMS,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의 활용, 팟캐스트, 모바일 앱까지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시도해왔다.
SNS 시대는 말씀을 나누는 공간을 더욱 확장시켜주었다. 예수회가 운영한 ‘길거리 피정’은 네이버카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활용, 말씀을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왔다. 텍스트로 성경말씀을 전하는 다른 매체와 달리, 팟캐스트는 소리로 말씀을 전한다. 가톨릭인터넷 굿뉴스의 ‘가톨릭 팟캐스트’에서는 말씀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를 찾아볼 수 있다. 모바일 앱은 더욱 풍성한 성경 전달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준다.
SNS 시대, 사이버 공간의 확장
인터넷 언론, 방송도 주목할 만하다. 가톨릭신문 등 기존의 교회 신문들 외에 인터넷 기반의 교회 언론이 생겨났고, 생활성가와 전례를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 일부 성직자와 수도자를 중심으로 하는 팟캐스트 형식의 서비스가 눈에 띈다. 특히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의 팟캐스트 형식 인터넷 방송이 대중적이다. 수원교구 홍보전산실의 ‘말씀따라(성경읽기)’, 춘천교구 인터넷 방송국, 광주대교구 소리주보, 부산교구 홍보 동영상 등도 주목할 만하다. 새천년복음화사도직협회의 ‘복음화학교’, 광주평화방송의 오늘의 강론, 전주교구 인터넷 방송국 J.C.T.V, 청주교구 이중섭 신부의 평일 강론 등도 관심을 모아왔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카페, 교회 안에서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인터넷 굿뉴스와 마리아사랑넷 등에서 제공하는 클럽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체로 교회 안에서 구성된 클럽들의 활동은 지지부진하고, 포털 사이트의 카페가 상대적으로 활동이 왕성한 편이다.
뉴미디어와 스마트폰의 대중화
대표적 SNS인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으로는 종교적 활동을 통계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에서도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거나 성지순례기, 기도와 묵상글 등을 나누는 모습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교회는 이러한 뉴미디어의 방법들을 모든 신자들이 활발하게 활용하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2010년을 전후해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간단한 소통으로 폭발적인 확산력을 발휘하는 트위터에 대해 사목적 관심이 집중되고 이를 선교와 사목 활동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같은 시도는 특히 수도자와 젊은 사제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멀티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무한한 선교사목적 가능성을 제공한다. 교회의 사목적 관심도 기술 발달에 따라 확대돼 왔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매체들은 복음화의 유용한 수단이다. 지금도 이어지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에 따른 더 심화된 사목적 관심을 요청한다. ‘가톨릭e신문’은 이러한 요청에 대한 시대적 응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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