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지에서 모여든 대중들이 3월 29일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집회를 열고 자살 폭탄 테러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예수 부활 대축일 오후 파키스탄 라호르의 한 놀이공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각 파키스탄 정부에 폭탄 테러 피해 그리스도인과 소수 종교인 보호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테러로 공원에서는 70명 이상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교황은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흉측한 공격으로 부활절이 피로 물들었다”면서 “이 사건으로 대부분 부활절 휴일을 놀이공원에서 즐기던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이 희생됐고, 이들 대부분은 소수 종교인 그리스도인이었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명의 군중과 함께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 교황은 라호르 테러 공격에 관해 “비겁하고 무자비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탈레반의 한 분파인 ‘자마트 울 아흐라’ 무장단체는 이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부활절을 기념하는 그리스도인을 향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교황은 “파키스탄 당국과 모든 공동체 지도자들은 국민의 안전과 평온, 특히 가장 힘없는 소수 종교인의 안전을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폭력과 살인적 증오는 오직 고통과 파괴만을 초래하며, 상호존중과 형제애만이 평화로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 지역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은 이슬람인들에게 이슬람 극단주의를 배척하고 이웃 종교인과 화해, 용서, 상호 간의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자고 당부했다.
방글라데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게르바스 로자리오 주교는 “이번 테러 공격은 기득권 수호를 위해 타 종교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퍼뜨리는 일부 집단에 의한 야만적이고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로자리오 주교는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원리주의자의 위협과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선한 이슬람인과 함께 원리주의 발호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도 주교회의 사무차장 조셉 친나얀 신부도 인도의 그리스도인들은 파키스탄의 고통받는 국민들 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