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말순씨는 12년간 대구광역시립희망원에서 봉사하며 받는 은총이 더 크다고 말한다.
12년째 대구광역시립희망원에서 봉사활동과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장말순(아멜리아·75·대구대교구 성산본당)씨는 4월 1일 열린 희망원 수탁운영 36주년 행사에서 자원봉사자 표창을 받았다.
장씨는 “봉사하는 것이 삶의 보람이고 행복”이라며 “오히려 봉사하며 받은 은총이 더 크다”고 말한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장씨는 희망원뿐만 아니라 장애인연대에서도 매일같이 봉사를 이어왔다. 그동안 장씨가 받은 상과 표창도 수두룩하다. 그가 이런 나눔의 삶을 살게 된 데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고.
“제가 어렸을 때는 장애인이나 한센병 환자, 가난한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아버지께선 그들에게 일부러 상을 차려 대접하고 쌀을 나눠주곤 하셨거든요. 그 모습을 제가 물려받은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그가 봉사의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부터 장씨는 혼자 장사를 하며 삼남매를 키우느라 숱한 고생을 했다. 친구 권유로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았지만 이내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아 생계가 어려워졌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성당에도 나가지 않았다.
너무 힘들어 세상을 등질 생각까지 했지만 삼남매를 생각하니 그럴 수도 없었다. 장씨는 “하느님도 없고 오직 믿을 건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아등바등 살았다”며 “그때부터 10년 넘게 냉담했다”고 밝혔다.
다시 하느님을 찾게 된 것은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한 자매와의 인연 덕분이다. 길을 가다 손에 묵주를 들고 지나가는 한 자매를 마주쳤는데, 돌아오는 길에 같은 자리에서 그 사람을 또 만나게 됐다. 장씨가 용기를 내 먼저 말을 걸었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다시 성당에 나가게 됐다. 마침 식당을 준비 중이던 그 자매의 도움으로 일자리도 구했다.
신앙을 되찾고 레지오 활동을 하게 되면서 희망원과의 인연이 시작됐고, 봉사하며 만난 이들의 순수함에 끌려 이후로도 계속 봉사하게 됐다.
오랜 세월 꾸준히 봉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장씨는 끝까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거창한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할 뿐인데, 너무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순수한 모습에 오히려 제가 더 큰 감동을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