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규 신부는 에밀 타케 신부가 오늘날 생태시대 사목자의 모델이라며 통합 생태론적 차원서 삶과 영성을 돌아보자고 당부한다.
“2014년 8월 14일입니다.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를 둘러보며 에밀 타케 신부님의 업적에 대해 알게 됐죠. 그리고 대구대교구청 성직자 묘지에 타케 신부님의 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그분의 사목 여정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사회적경제대학원장)는 그 후 타케 신부가 부임했던 제주, 목포, 부산, 마산 등을 찾아 선교사로서 활동과 식물학자로서의 발자취를 조사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6월 대구대교구청 안 왕벚나무 수령을 조사해 타케 신부가 성유스티노신학교에 재임했던 당시 심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달 4일, 교구청 안 왕벚나무가 한라산 자생지에 있는 천연기념물 159호와 유전적으로 일치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정 신부는 왜 타케 신부를 조명하는데 나섰을까.
“에밀 타케 신부님은 제주에 온주 밀감을 처음으로 들여와 감귤 농업 기반을 마련한 분입니다. 우리나라 구상나무를 크리스마스트리의 표준으로 세계에 전파했죠. 사제이며 식물학자로서 업적을 신앙인뿐 아니라 온 국민들도 공유했으면 합니다.”
타케 신부를 알리는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 신부는 지난 4일 대구에서 ‘에밀 타케 신부님의 왕벚나무 통합 생태론’ 콘퍼런스를 마련한 데 이어, 내년 4월 프랑스, 일본 등 학자들을 초청해 국제 콘퍼런스를 열기로 했다.
정 신부는 현재 대구대교구청 왕벚나무의 천연기념물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또 타케 신부가 사목했던 전남 나주 노안성당에 심어진 왕벚나무 7그루 나무에 대해서도 유전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특히 타케 신부가 몸담았던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본부에 제주 왕벚나무를 심으려 한다. 검역 절차 등 다소 시간이 걸려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홍규 신부는 “에밀 타케 신부는 오늘날 생태시대 사목자의 모델”이라면서 “교육·역사·문화 등 통합 생태론적 차원에서 타케 신부의 삶과 영성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