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인근 그리스 국경도시 이도메니 소재 난민 임시수용소에서 난민들이 음식을 얻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해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처지가 된 난민을 위로한다. 교황은 오는 4월 16일 정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이들 난민을 방문해 난민들이 겪고 있는 실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4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황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연대의식과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레스보스 섬을 찾아간다”고 밝혔다. 교황은 같은 이유로 착좌 후 첫 방문지로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을 선택해 난민과 이주민의 실상을 알린 바 있다.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그리스의 정교회 지도자와 함께 방문하는 것은 전 세계의 인도적 구호활동과 정의평화와 같은 문제의 최전선에서 일치되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레스보스 섬 방문을 위해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과 바르톨로메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교황을 초청했고, 교황은 이들의 초청에 흔쾌히 응했다.
현대사에서 교황이 그리스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지난 2001년 바오로 사도의 선교여행길을 순례하면서 시리아와 몰타 등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레스보스 섬은 터키 해안에서 불과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지난 수년 동안 중동에서 내전을 피해 떠나온 이주민과 난민이 서유럽으로 향하기 위해 첫 기착지로 선택하는 곳이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올해에만 17만2000명이 그리스와 이탈리아로 이주했다.
최근 유럽연합과 터키가 맺은 난민 관련 협정에 따르면 터키에서 불법적으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이주한 난민은 터키로 되돌려 보내진다. 이는 그리스로 향하는 이주민 수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유럽연합은 터키로부터 시리아 난민 수천 명을 받아들이는 한편 되돌려 보내진 난민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한다.
한편 이 협정은 불법 이주민보다는 난민과 망명신청자를 되돌려 보내도록 해, 이들의 인권과 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