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소록도에서 활동할 당시 마리안느(왼쪽) 수녀와 마가렛 수녀.
소록도 한센인 아픔을 성령으로 치유한 광주대교구 소록도본당 2번지성당(병사성당)과 머나먼 이국 땅에서 한센인 의료봉사활동에 매진한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사택(수녀원)이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전남 고흥군 소록도 ‘소록도본당 2번지성당’과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사택’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4월 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축물이 한센인들의 역사와 맥을 함께 하고 수녀들의 희생정신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져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사과정을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소록도본당(주임 김연준 신부)은 소록도 한센인 생활지인 병사(病舍) 지역에 지난 1946년 9월 공소가 설립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1960년 8월 본당으로 승격한 소록도본당은 병원 직원들이 이용하는 1번지성당(관사성당)과 환자들이 사용하는 2번지성당(병사성당)으로 나뉘어져 있다.
소록도본당 2번지성당은 건립 당시 한센인들이 직접 경사지를 평탄한 지형으로 만들고 바닷가에서 모래를 채취해 벽돌을 만들어 지었다. 한센인들은 이 곳에서 육체적·정신적인 아픔을 기도로 치유했다.
또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사택은 1938년 소록도에 건립된 벽돌 주택으로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 수녀와 마가렛 피사레크(Margreth Pissarek) 수녀가 거주했던 수녀원이다.
그리스도왕의 시녀회 소속인 마리안느·마가렛 수녀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후 각각 1962년과 1966년 소록도에 들어왔다. 두 수녀가 거주한 사택은 한센인을 위한 희생과 봉사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이들은 40여년 간 소록도 한센인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펼치며 ‘한센인의 어머니’로 불려오다 지난 2005년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한편 고흥군은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선양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업은 고흥군과 (사)마리안마가렛, 국립소록도병원, 한센인과 후원자가 함께 하는 범 군민 참여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노벨평화상에 수녀들을 추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그들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소록도병원 100주년이 되는 오는 5월 17일 이전에 발표될 예정이며 기념관 조성도 준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