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서울 암사1동제3(여)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파릇파릇 텃밭사업’에 참여해 채소 텃밭을 가꾸고 있다.
“경로당 어르신들이 직접 가꾼 채소, 다 함께 나눠요.”
서울 도심 경로당 어르신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텃밭에 모였다. 자칫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이곳 어르신들은 흙을 직접 만지고 싱그러운 채소를 수확해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4월 14일 서울 강동구 암사1동제3(여) 경로당 3층 옥상. 텃밭 상자 20여 개 앞에 경로당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각 상자마다 고추, 상추, 쑥갓, 방울토마토 등 채소 모종이 심어져 있다. 어르신들은 텃밭 상자에 물뿌리개로 물을 주고 비료도 뿌리면서 정성을 쏟았다.
다음날인 4월 15일 서울 강동구 천호1동 경로당 옆에 문을 연 소규모 텃밭에도 어르신들이 채소를 가꾸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서울이라는 삭막한 도시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다는 기쁨에 어르신들의 손길도 더욱 바빠졌다.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텃밭을 손수 가꾸는 일이 가능한 것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이 3년 전 시작한 ‘파릇파릇 텃밭사업’ 덕분이다.
복지관이 텃밭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를 찾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경로당마다 10~20여 명의 어르신들이 시설을 이용하지만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복지관 측이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어르신들이 직접 야외에서 활동을 할 수 있고 수확물도 지역사회와 나눌 수 있는 ‘텃밭’이었다. 복지관은 채소 모종을 구입하고 각종 장비를 마련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텃밭은 어르신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관리를 맡았다. 수확되는 상추나 고추 등은 어르신들의 점심 밥상에 바로 올라간다. 부식비도 절감할 수 있고 어르신들이 육체활동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특히 앞으로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게 되면 지역 어린이집에 있는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전달할 예정이다.
박봉연(83) 암사1동제3(여) 경로당 회장은 “농약을 쓰지 않아 우리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치매 예방에도 큰 효과를 본다”며 “텃밭을 가꾸면서 저절로 젊어지는 듯한 느낌도 받아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문의 02-481-2217~8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