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길 대주교는 “범어대성당 건립은 교구 사제단과 모든 본당 신자들이 합심해 이뤄낸 결실”이라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성당 건립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진 박원희 기자
“범어대성당은 교구 100주년 기념 성당으로 의미가 큽니다. 지난 100년 동안 교구에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마음을 담은 성전입니다. 앞으로 100년, 200년이 넘도록 후대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튼튼한 성당을 짓기 위해 교구 사제들과 신자들이 함께 정성을 모았습니다. 교구민들 신앙의 구심점으로 복음화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봉헌과 함께 새로운 100년을 향한 복음화 의지를 밝혔다.
현재 대구대교구 주교좌는 계산성당이며, 범어대성당은 공동주교좌로 역할을 한다.
조 대주교는 “계산주교좌성당은 100년 넘게 교구의 중심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계산주교좌성당이 대구의 상징으로 100년 넘게 자리매김해온 것처럼, 범어대성당도 지역을 대표하는 성당으로 하느님을 알고 느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대 교구장이신 안세화 드망즈 주교님께서 루르드 성모님을 교구 주보로 모시면서 3가지를 기도했습니다. 계산주교좌성당 증축과 주교관, 신학교를 건립하는 것이었죠. 3가지가 이뤄지면 대구 시내가 바라보이는 남산동에 성모당을 봉헌하겠다고 하셨는데, 몇 년 안에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역사가 오늘까지 이어져왔습니다.”
교구는 2011년 100주년을 준비하며 2007년부터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교구 제2차 시노드, 100년사 편찬, 100주년 기념성당 3가지 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범어대성당이 5월 22일 봉헌식을 가지면서 기념사업을 마무리 짓게 됐다.
조 대주교는 “1990년대 초부터 사제·주교서품식과 같은 주요 행사를 계산주교좌성당 대신 김대건 기념관에서 열어 교구 행사를 치를 수 있는 대성당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말하고 “대성당 건립과 관련해 사제 연수, 본당 총회장 등 간부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 오랜 시간에 걸쳐 논의하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2008년 사제평의회에서 각 본당 1년 예산을 대성당 기금으로 봉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구 사제단과 모든 본당 신자들이 합심해 이뤄낸 결실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성당 건립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오랜 논의와 준비를 거쳐 2013년 3월 31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지금의 자리에 대성당 건립의 첫 삽을 떴다. 만 3년이 지나 범어대성당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조 대주교는 화려한 외형을 갖춘 성당이 되지 않기를 요청했다.
“큰 성당이 화려하기까지 하면 위화감을 줄 수 있습니다. 모든 신자들이 한마음으로 지은 성당이기에 누구든지 와서 순례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또 문화 복음화 중요성도 강조했다. “대성당을 지으면서 성당뿐 아니라 지역 복음화를 위한 거점 장소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음악홀인 드망즈홀, 드망즈 갤러리, 100주년 기념관으로 구성된 아트센터가 갖춰져 있습니다. 교회 여러 예술인들이 작품과 공연을 통해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복음을 전하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계산주교좌성당과 범어대성당에서 새로운 100년을 향한 대구대교구의 사목 여정이 시작된다. 조 대주교는 새 주교좌에 대한 바람을 말했다.
“범어대성당을 중심으로 지역민들과 친교를 나누는 교회의 모습을 통해 신자가 아닌 이들이 가톨릭교회, 가톨릭신앙이 무엇인지 믿고 느낄 수 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