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건강이나 행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특성을 보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생활 습관에 일정한 타성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쉽게 스트레스를 받아 감정이 예민해져 있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이 메말라 있고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들은 꼭 신체적 정신적 질병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이가 건강하게 살려면 잘못된 생활 습관, 예민해진 감정, 마음의 메마름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음은 몸과 정신과 감정의 주체이기 때문에 마음이 나쁘거나 메말라지면 신체와 정신은 즉시 병들기 시작한다.
심리학자 롤로 메이는 현대인이 불행한 것은 마음이 병들어 있고 그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 했다.
한 부인이 비슷한 악몽을 자주 꾸고 마음이 불안해 상담하러 왔다. 꿈의 내용을 들어 보니 대체적으로 몸은 깡마르고 눈은 퀭하니 들어가 있는 상태로, 계속 두리번거리거나 무엇에 계속 쫓기는 꿈이었다.
나는 그녀의 갈구와 불안, 가책이 무엇인지, 최근의 상황이 어떠했는지 물었다. 그녀는 꿈의 내용을 이해하자 불안과 가책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마음이 요구하는 것을 따를 수 있게 됐다. 점차 영적 굶주림도 채워갔다. 어느 날 그녀는 “저는 이제 악몽도 사라졌고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라고 말해 상담을 마무리하고 끝냈다.
십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재별 신부님이시죠? 저는 전에 신부님과 상담하고 교육받은 김 데레사(가명)인데 신부님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 드렸습니다. 저는 신부님께 꼭 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저는 행복합니다. 신부님께서 저를 바꾸어 놓으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를 바꾸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그 자신이었다. 나는 단지 그녀가 스스로를 알고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했을 뿐이었다. 자신에 대한 깨달음, 새로운 선택, 의지와 노력이 그녀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 것이었다. 그녀는 그 후 마음의 양식을 섭취하기 위해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영성 교육도 받아가며 자신을 키워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10.10),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6,27) 하시면서 “당신이 주는 생명의 빵을 먹으면 영원히 배고프지 않는다”고도 하셨다. 사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진리를 배워가고 교양을 쌓아 인성을 풍요롭게 해 가는데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교육 받는 것을 싫어하고 책도 잘 안 읽는다. 살이 찌면 다이어트에 신경 쓰고 몸 관리에는 열을 내지만, 깡마른 자기 영성에 물을 주고 생명의 양식을 섭취하는 일에는 관심도 없다. 그러니 몸과 마음이 병들지 않겠는가? 편식이 심하니 말이다. 그들의 몸과 마음의 병은 마음의 메마름과 영적 굶주림에서 오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자기 마음에도 음식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하재별 신부(원로사목자·사랑과 평화 생활실천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