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유럽을 방문해 바티칸에서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하고 독일에서 에스토니아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는 등 세계인의 기도와 관심을 요청하고 나섰다.
4·16연대 유경근(고 유예은 양 아버지) 집행위원장과 윤경희(고 김시연 양 어머니)씨 등 유가족 대표단은 5월 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미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미사 후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 세월호 비극의 진실을 인양하자’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국제사회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엄청난 절망에 빠져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은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으로부터 크나큰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먼 발치에서나마 교황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 바티칸에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 대표단은 “세월호 참사의 실체와 진실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우리 사회가 안전과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유가족 대표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기 위해 타진했지만 교황 일정 등의 사정으로 만남이 성사되지는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8월 방한 당시 세월호 유가족 중 1명에게 직접 세례를 주는 등 세월호 참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이들은 5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에스토니아호 침몰 사고 유가족과 만나 진실규명을 위해 협력하자고 다짐했다. 에스토니아호는 지난 1994년 9월 989명을 태우고 에스토니아 탈린을 떠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하다 발트해에서 가라앉았다. 모두 852명이 숨진 유럽 최악 해난사고였다. 스웨덴 당국은 비용 문제를 내세우며 가라앉은 선체에 콘크리트를 부어 선박 인양을 포기했지만 이후 여론 악화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4·16연대 측은 “세월호와 에스토니아호 참사라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유가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활동을 공유했다”며 “이번 만남을 통해 앞으로 진실규명을 위한 국제적인 연대 활동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