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앞둔 장경우씨가 검사를 위해 찾은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치유의 정원 성모자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제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고,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 것 같아 절망스럽습니다.”
아내도 없이 혼자서 아들 둘을 키우며 갖은 고생을 겪어야 했던 장경우(가명, 에릭·64)씨. 오직 두 아들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치 않던 그였지만, 갑작스런 병마에는 속수무책이었다. 1년 전 다리가 부어 병원을 찾은 장씨에게 간세포암종(간암) 진단이 내려졌다.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장씨는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16살 때부터 남의 집 농사일을 도우며 살아야 했다. 그저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 꿈이었다.
장씨는 20대 초반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배웠다.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밤에는 벽돌공장에서 일하며 틈틈이 검정고시 준비도 했다. 유난히 성실했기에 실력을 인정받아 크고 작은 공사도 직접 맡게 됐다. 일하면서 만난 사람과 결혼해 아들 둘을 낳았고,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장씨의 소박한 꿈을 이루기엔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둘째가 겨우 다섯 살일 때 아내는 장씨와 아들 둘을 남겨둔 채 공사대금을 몽땅 챙겨 집을 나갔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결혼 당시 아내는 이미 한 차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었고, 장씨를 만났을 때도 가출해서 이혼 당한 상태였다.
충격이 컸지만 자식들을 생각해 힘을 내야했다. 장씨는 그저 두 아들만 바라보며 악착같이 일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형편은 갈수록 악화됐다. 장씨는 “큰아들이 노래를 잘해서 음악 공부를 하고 싶어 했지만 학원에 보내주지도 못했다”면서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 자식들의 꿈을 못 키워준 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들 이야기가 나오니 장씨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장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병을 얻고부터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받는 정부 지원금 93만 원이 수입의 전부인 셈이다. 월세와 생활비를 빼고 나면 병원비와 약값을 감당하기 벅차다. 현재 큰아들(24)은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고, 작은아들(21)은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 중이라 아직은 가계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
장씨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모든 것을 포기할 생각이었지만, “우리가 있는데 왜 포기하려 하시냐”며 두 아들이 아버지를 설득했다. 작은아들이 기증자로 나섰고, 5월 17일 수술을 앞두고 있다. 다행히 이식 수술만 받으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보험 하나 들어놓은 것도 없는 상황에서 당장 수천만 원의 수술비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고 죄스러운 마음에 성당에도 나가지 않고 있다”며 “하느님을 배신해서 채찍을 맞는 것 같다”고 말하는 장씨. 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간직한 채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성모성월. 어머니의 빈자리를 서로가 채워주려 안간힘을 쓰며 살아온 아버지와 두 아들. 이 가정에 어머니의 사랑을 채워줄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시기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5월 11일(수)~3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