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가 김태현 작가와 노숙인 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 연재하고 있는 웹툰 ‘길리언’ 한 장면.
기차역에서 실제 노숙 생활을 했던 만화 작가가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이하 종민협)와 함께 노숙 경험을 살린 ‘웹툰’(인터넷 만화)을 만들고 SNS로 연재를 시작했다. 노숙인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편견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종민협은 노숙인 실화를 기반으로 한 웹툰 ‘길리언’을 ㈜카카오가 제공하는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http://page.kakao.com)를 통해 5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연재한다고 밝혔다.
이 웹툰은 종민협 주관으로 노숙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공익 프로젝트로 진행돼 제작기간 1년, 실무회의 40여 차례를 거쳐 완성됐다. 앞서 종민협은 지난해 5월 단편 웹툰 ‘이제 거리에서 울지 않아’를 제작 발표하기도 했다.
웹툰 ‘길리언’은 여수역과 서울역에서 5년 동안 실제로 노숙생활을 경험한 김태현 작가가 스토리를 맡았다. 만화가 신웅 화백이 그림 작가로 참여했다. 신 화백은 서울역 앞 노숙인 시설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노숙인 일러스트 전시회를 여는 등 평소 노숙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독립만화와 대안만화를 출간하는 시각문화사에서 재능기부로 편집을 담당했다.
웹툰 ‘길리언’은 노숙생활을 하며 실제 만났던 인물들을 모델로 하고 노숙을 하고 있는 당사자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 ‘태원’은 한때 잘 나가던 무역업체 사장이었지만 사업이 망해 여수역에서 노숙하다 서울역으로 올라온다. 태원은 서울역 노숙자들과 무역회사 여직원 등을 만나며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고 사랑과 우정을 배운다. 거리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노숙인’과 ‘비노숙인’이 결국 다를 것 없이 각자의 길에서 사는 ‘보통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총 22화 분량으로 예정된 ‘길리언’은 올해 말까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된 뒤 종이책으로도 출간돼 천주교를 비롯한 4대 종단, 전국 노숙인 시설,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종민협은 지난 2013년 노숙인 지원을 위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대표이사 유경촌 주교), 대한불교조계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보건복지부가 손을 잡고 출범한 단체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종민협에서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며 “웹툰을 통해 노숙인과 일반인들의 거리가 좁혀지기를 바란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