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문화를 생활 속으로 이끌어 내 신앙과 일상이 분리된 많은 신자들, 특히 청년 신자들에게 그 격차를 줄이도록 돕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가톨릭 청년 밴드 ‘행복한 공기밥’ 김하원(요한 사도·39·서울 명동본당) 대표는 밴드의 지향을 ‘문화예술 사회복지 동행’으로 표현했다. 음악을 전공한 청년들이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연해 사회복지에 기여하겠다는 뜻이다. 행복한 공기밥은 “이웃에게 밥이 되십시오”라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말에서 이름을 따왔다.
베이스기타를 전공한 김 대표는 지난해 행복한 공기밥을 구성해 지난 4월 30일 서울 목동청소년수련관에서 첫 공연을 펼친 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불가능한 예산으로 추진한 공연이어서 공연이 끝나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갈됐고 보람과 힘겨움, 좌절감 모두를 동시다발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 제작, 실연해 어떻게든 수익을 창출하고 그를 통해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가톨릭교회 내에 뚜렷한 문화예술 콘텐츠나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음악 전공자들이 자신의 생계를 해결하는 동시에 교회 문화와 사회복지에 기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김 대표 역시 “가톨릭신앙을 가진 청년 음악 전공자들이 밴드를 만든 것도 행복한 공기밥이 거의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가톨릭 신자였다가 음악업은 유지해야 하고 생활비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개신교로 신앙을 바꾸는 많은 이들을 보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가톨릭 신앙을 지키며 개신교회 밴드에서 연주한 경력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 문화예술 인력에 투자를 해오고 있고 창작성가(CCM) 시장이 큰 규모로 만들어져 있는 개신교회 상황을 전하면서 “가톨릭도 충분히 유능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관심과 지원으로도 의미 있는 문화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