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일 주교(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5월 17일 충북 괴산 문무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입대사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수일 주교(군종교구장)는 5월 17일 충북 괴산 육군 학생군사학교(문무대)를 찾아 군종사관 제74기 후보생으로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입대사제들을 격려했다.
유 주교는 이승도 학생군사학교장(소장)과 학교장실에서 환담한 뒤 유격훈련장으로 이동해 입대사제들의 훈련장면을 지켜봤다.
이날은 훈련 과정 중 가장 힘들다는 유격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유 주교는 유격 코스 12번 기어오르기, 14번 그네타기(도하), 15번 줄잡고 건너기, 16번 외나무다리 건너기 등에 대해 이승도 학교장의 설명을 들었다.
유 주교는 점심시간에 입대사제 18명을 포함한 개신교, 불교, 원불교 군종사관 후보생 40여 명과 만나 자신이 체중미달로 군대에 가지 못한 사연을 소개한 뒤 “프란치스코 성인이 ‘고통은 잠시지만 영광은 영원하다’고 말한 사실을 기억해달라”며 “힘든 훈련을 잘 참고 임관해 각자의 신앙 안에서 장병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젊은이들이 덩치는 커도 정신력은 약한 만큼 여러분들이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에 최대한 노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 주교는 준비한 도시락으로 입대사제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 육군 10명, 해군 5명, 공군 3명 등 군별 분류를 발표했다.
수원교구 출신 김진수 신부는 “10년 만에 다시 입대해 병사 때 못했던 훈련을 지금 하고 있어 몸이 좀 힘들기도 하다”면서 “타 종단 성직자들과 8명씩 생활관을 같이 쓰다 보니 타 종단 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임관 후 만날 군인 신자들을 사랑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이승도 학교장은 “천주교 신부님들이 훈련에서 낙오되는 분도 없고 생활면에서 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4월 27일 문무대에 입소한 입대사제들은 6월 4일 문무대를 퇴소해 6월 5일 충북 영동 육군 종합행정학교에 입소하며 한 달 간 후반기 교육을 받고 7월 1일 군종장교로 임관한다. 임관과 함께 임지가 결정된다.
입대사제들이 군사훈련을 받는 문무대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의 93%를 배출하는 곳으로 매년 약 6000명의 장교가 문무대에서 훈련을 받고 군문에 들어서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