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3차 회의 지상중계
뉴미디어로 독자와 소통 긍정적… 핵심 표현 못한 제목은 아쉬워
■ 창간특집호 등 기사·편집 평가
- 시리아 난민 돕기 의도 좋아
- 현장의 소리 효과적으로 반영
- 답답한 기사배치 눈에 띄어
■ 가톨릭e신문에 대하여
-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 필요
- 뉴스레터 형태 뉴스확산 제안
- 속보성 살릴 방안 찾아야
■ 하반기·내년 기획 의견
- 신자 문화예술인 소개
- 가톨릭예술상 제정 건의
- 순교 처형지·유배지 특집도
5월 20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호텔에서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3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영탁 신부(가톨릭신문 서울지사장), 김지영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노길명 위원장(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최혜영 수녀(가톨릭대 종교학과 교수), 강신우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전원 신부(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남승한 법률사무소 바로 대표변호사, 장병일 가톨릭신문 편집국장(왼쪽 앞부터 시계방향).
지난 4월 1일 창간 89주년을 맞은 가톨릭신문은 4월 3일자 특집호를 통해 ‘가톨릭e신문’ 출범을 알리고 다양한 기획기사를 실었다. 가톨릭e신문은 종이신문과 디지털을 융합한 ‘뉴미디어’로 새로운 복음화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톨릭신문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위원들은 3차 회의를 통해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기사나 제목이 어렵거나 독자들이 생생하게 정보를 전달받을 만한 기획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톨릭e신문이 나가야 할 방향과 올해 하반기와 내년 창간 90주년 기획에 대해서도 발전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5월 20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린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3차 회의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노길명 위원장 :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가 벌써 세 번째 회의를 하게 됐다. 가톨릭신문이 그동안 많은 점에서 개선되고 있어 위원장으로서 만족스럽다. 하지만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도 많을 것이다. 오늘의 안건은 크게 4가지다. 창간 89주년 특집호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가톨릭신문 기사와 편집 평가, 가톨릭e신문에 대한 의견, 올해 하반기 기획, 내년 창간 90주년 기획에 대한 의견이다. 다양한 의견을 부탁드린다.
■ 창간 89주년 특집호 등 기사·편집 평가
최혜영 수녀 : 이번 창간 89주년 특집호는 매우 흥미로웠다. 기획 특집 기사도 고(故) 이태석 신부님에 대한 르포기사 등 아이템이 골고루 안배됐다. 1면 밑에 주요 기획 기사를 소개한 지면 안내도 좋았다. 가톨릭e신문 창간을 축하하는 기고문도 예쁘게 편집됐다. 아쉬운 점은 기고문 중에 ‘내년이 90주년이 되는 것 같다’는 표현이 있는데 기사 작성이나 편집 과정에서 ‘내년에 90주년을 맞는다’라는 식으로 고쳤으면 어땠을까. 일반 기사에서는 금경축과 은경축을 맞은 신부님들 기사가 자주 나오는데 어떤 분들은 너무 젊었을 시절의 사진이 실려 아쉽다.
노길명 위원장 : 창간89주년 특집호에서 시리아 난민 돕기, 총선 관련 기획이 들어가 있다. 시리아 난민 돕기는 나름대로 특집호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총선 관련 기획은 창간 89주년과는 별다른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영 위원 : 지난 회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더 많이 기사화되기를 바랐는데 가톨릭신문이 이를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기쁘다. 종합면을 줄이고 섹션을 세부화한 것도 좋다. 다만 주요 지면 말고도 뒤쪽에도 좋은 기사들이 많다. 이를 전진배치해서 신자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기사를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5월 22일자 7면 톱기사는 교황청과 중국이 관계회복을 위한 대화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더욱 깊이 있게 다뤄봤으면 어땠을까. 외교적인 문제를 떠나 본질적인 문제에 입각해야 한다.
전원 신부 : 4월 17일자 1면에서 다룬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의 핵심은 사목적 패러다임 변화에 관한 것인데 제목에서는 ‘기존 입장 변함 없어’라고 다뤘다. 핵심을 파고드는 제목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음생각’이나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와 같은 코너들은 기사 배치라든가 레이아웃이 답답하다. 칼럼의 내용이 재미가 없고 독자들이 읽기에 난해한 부분도 눈에 띈다. 5월 22일자 1면 톱기사 제목은 ‘사목방문이 친밀한 만남의 장이 돼야 한다’는 핵심 내용을 잘 짚어줬다.
강신우 위원 : 4월 17일자 20대 총선 관련 기사는 신자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에게 바라는 신자들의 반응 등을 잘 다뤄줬다. 이처럼 쉽게 독자들이 다가설 수 있는 기사는 좀 더 비중 있게 다뤘으면 한다. 일부 칼럼의 경우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필진을 엄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칼럼 문장도 너무 호흡이 길어서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편집의 경우 지면에 따라 다소 산만한 레이아웃이 눈에 띈다. 톱기사인데도 불구하고 제목은 비중이 작게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 아쉽다.
남승한 위원 : 3월 20일자 12면에 북한인권법 제정과 관련해 특별 기고 형식으로 의견이 제시됐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효과적으로,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다만 제시된 의견과는 다른 반대 입장도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의견 반영을 위해 반대 입장도 추가로 소개됐으면 어땠을까 한다. 4월 10일자에는 1면을 비롯해 신임 원주교구장에 임명되신 조규만 주교님에 대한 내용이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신문 입장에서는 크게 다룰 수밖에 없지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 가톨릭e신문에 대한 의견
최혜영 수녀 : 페이스북을 통해 가톨릭e신문 출범을 알리는 신문 기사를 봤다. 이처럼 신자들을 위해 SNS를 통한 접근 방식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교회매체들이 이메일로 독자들에게 뉴스를 전달해주고 링크 형태로 뉴스를 확산시키기도 하는데 그런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뉴스레터 형태로 호기심을 끌만한 뉴스를 전달해주고 SNS로 확산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다.
노길명 위원장 : 현재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는 다양한 교회언론 매체들이 있다. 가톨릭e신문은 이들 매체와 다르게 독특한 특성을 갖추고 경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거나 앞으로 유료 체제로 변환됐을 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걱정된다. 유료로 할 경우 그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김지영 위원 : 미디어 발전방향을 보면 가톨릭 관련 매체가 항상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종이신문을 ‘pdf’ 형식으로 올리는 것은 초창기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지역 대부분의 신문사 편집국에서는 회의를 거쳐 매체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변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모바일 지면에 대한 별도 디자인을 마련하고 편집기자 재교육을 해야 한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이 있듯이 미디어 수단이 달라지면 메시지의 표현 방법과 디자인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전원 신부 : ‘pdf’ 지면보기 위주로 간다면 눈길을 끌기 어려울 것이다. 주간지의 제약을 뛰어넘으려면 포털과 인터넷 위주로 속보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동영상 강론 등을 기획해서 신자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다.
■ 올 하반기와 내년 창간 90주년 기획 의견
김지영 위원 : 도구로서의 미디어 형태는 활자에서 영상, 인터넷으로 바뀌고 있다. 감각적인 면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 문화예술인들을 인터뷰 형태로 지면에 소개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현실적인 사회교리를 좀 더 쉽게 독자들이 알 수 있으려면 이런 방법도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노길명 위원장 : 올해는 병인박해 150주년인데 지금까지의 기사들은 순교한 성인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톨릭 순교지를 다룰 때 ‘처형지 또는 유배지’(의금부, 포도청 등)에 대해서도 심층적으로 다루는 것은 어떨까. 또 가톨릭예술상 제정도 건의한다. 가톨릭 신자 예술인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예술과 신앙의 연계성을 지켜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혜영 수녀 : 바티칸에서 열린 교황청 문화평의회 총회 결과를 종합한 「여성 문화, 평등과 차이」라는 책이 나왔다.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과 맞물려 여성 문화에 대해 다양한 주제로 다뤄보는 것은 어떻겠나.
■ 마무리
노길명 위원장 : 오늘 가톨릭신문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밝혀주신 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4차 회의는 오는 8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가톨릭e신문 발전 방향과 창간90주년 기획 등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다루도록 하겠다.
정리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
사진 서상덕 취재2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