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23일 알아즈하르 대학의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이맘(왼쪽)과 회동 뒤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CNS】
“우리의 만남 자체가 메시지입니다.”
가톨릭교회와 수니파 이슬람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 전 세계에 만연한 폭력과 테러 종식을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23일 수니파 이슬람 최고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大)이맘을 만나 전 세계 평화 증진과 테러 및 전쟁 방지에 두 종교가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알타예브 대이맘은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 대학 수장으로 수니파 이슬람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교황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이 교황청 내에서 만남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만남은 가톨릭과 이슬람교의 관계 개선과 양 사회의 만남과 대화를 증진하는 시발점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IS와 같은 테러단체가 벌이는 전쟁과 테러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 만남이 진행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만남이 가톨릭교회와 이슬람 사이 대화 진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만남에서 두 지도자들은 중동지역에서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 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부터 이슬람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특히 교황은 중동의 소수 종교인 박해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알타예브 대이맘과의 대화를 추진했다. 지난 2월에는 교황청 사절을 알아즈하르로 보내 의사를 타진했고, 그 결과 이번 만남도 성사될 수 있었다.
이슬람 신자는 전 세계 인구의 22%를 차지하며, 그 중 85%가 수니파다. 알아즈하르 대학은 수니파 이슬람의 지식 저장고이자 이슬람 최고 교육기관이다.
교황청과 알아즈하르의 교류는 1998년 시작됐다. 2000년에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카이로를 방문해 알아즈하르의 대이맘과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 때부터 대화가 중단됐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