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길 대주교가 제대 위 화로에 분향하고 있다.
더위보다 뜨거운 신자들 열의
○… 봉헌식 2시간 전부터 신자들은 대성당과 소성당인 ‘프란치스코성당’, 드망즈홀을 채웠다. 30℃에 가까운 대구 더위에도 얼굴엔 기쁨과 기대가 가득했다. 봉헌식 전, 도심과 어우러진 대성당의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보며 웅장한 모습에 또 한번 감탄했다.
뙤약볕 아래서도 범어대성당 이동구(마티아) 총회장과 본당 신자들은 손님들을 정성껏 맞았다. 신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성당 곳곳을 친절하게 안내했고, 행사 진행을 위해 발로 뛰었다. 봉헌식을 마친 뒤엔 방문객들에게 떡과 가방을 선물로 나눠줬다. 이동구 총회장은 “오랜 기간 준비한 결실이 맺어졌다. 그 동안 하느님께서 보호해주시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본당 신자들뿐 아니라 신부님, 수녀님, 사목평의회 모든 이들이 헌신적으로 대성당 건립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작예식에서 범어대성당 주임 장병배 신부가 문을 열고 있다.
봉헌식이 거행되고 있는 범어대성당.
감실에 성체를 모시고 있는 조 대주교.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교황대사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 축하도
○… 영성체 후 마련된 축하식에서는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사제수품 50주년, 주교수품 25주년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구민을 대표해 마리아유치원 어린이 2명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교황대사는 어린이들을 껴안으며 환하게 웃었다. 또 5월 25일 원주교구장 착좌식을 앞둔 조규만 주교를 소개하자 축하박수가 쏟아졌다.
5월 22일 봉헌식을 거행한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대구 시민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 이날 지역 주요 인사들도 봉헌식에 함께 했다. 축하식 축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믿는 사람을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어 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칠곡 가실성당에서 한티성지로 이어지는 순례길을 조성 중에 있다”고 전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범어대성당을 중심으로 평화가 퍼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호성(아우구스티노) 교구 총회장은 “지난 100년간 교구장님을 중심으로 사제단과 평신도들이 이뤄낸 일치와 기도에 대한 은총의 선물”이라면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이웃과 나누며 일치를 이루는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신자들. 다문화가정 여성들도 함께 했다.
조환길 대주교가 범어대성당 건립에 공헌한 이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대성당 건립 공헌자들에게 교구장 감사패 전달
○… 범어대성당 건축과 관련해 시공사 한찬건 포스코건설 대표, 김무권 현대건축사무소 대표, 이재임 이재임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정일 포스코건설 현장소장, 우병정 현장감독, 스테인드글라스와 성미술 작품을 제작한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 조광호 신부가 감사패를 받았다. 또 대성당 건립에 공헌한 김종석(요셉) 평화홀딩스 대표, 이충곤(바오로) SL서봉문화장학재단 이사장, 김창윤(프란치스코) 오령 대표도 감사패를 받았다.
소성당인 프란치스코성당에서 스크린을 보며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신자들.
기도와 정성으로 세워진 대성당
○… 범어대성당은 교구 사제단과 교구민의 기도와 정성으로 세워졌다. 이날 미사에서 본당 신자들은 성경필사본과 묵주기도 1000만단을 봉헌했다.
교구민 힘으로 지은 성당이기에 범어대성당뿐 아니라 교구 내 다른 본당에서도 많은 신자들이 모였다. 대성당 3, 4층은 통로 바닥까지 발 디딜 틈 없었다. 바깥 계단까지 서서 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 소성당과 드망즈홀 안과 바깥 로비까지 신자들로 가득 찼다. 스크린을 통해 방송되는 미사 전례에 집중했다. 이효순(루치아·43·구미 형곡본당)씨는 “대성당 건립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적지만 기금도 봉헌했는데, 오늘 이렇게 완공된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박시영(베드로·27·경산 중방본당)씨는 “대구의 랜드마크로, 주교좌성당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드망즈홀을 가득 메운 신자들.
봉헌식을 마친 후 본당 신자들이 기념품으로 떡과 가방을 나눠주고 있다.
박경희 기자, 정윤선·전희진·이윤아 수습기자
사진 박경희·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