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신부)가 주관하는 ‘가톨릭 에코포럼’이 2009년 4월 제1회를 연 뒤 7년 만에 20회를 맞았다. 이번 포럼은 ‘빙엔의 힐데가르트 성녀’를 주제로 5월 24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열렸다.
‘가톨릭 에코포럼’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산하 학술소위원회가 주관하는 정기 포럼이다. 창조보전운동의 영성화, 내면화, 신학화 작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교회의 환경과 생태 운동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열고 있다.
지난 2009년 ‘생태 위기와 가톨릭교회’를 주제로 처음 실시한 뒤 이 포럼은 지금까지 신학, 철학은 물론 자연과학과 각종 사회적 현안을 주제로 한 집중적인 강연과 토론의 장으로서 자리매김 해왔다.
20회까지의 주제들을 살펴보면, 우선 생태위기에 대한 교회적 관점과 창조질서보전에 대한 교의적, 신학적 가르침들이 눈에 띈다. 3~5회에서는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책임과 실천, 주교회의의 환경보호 지침, 성경의 생태적 관점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신학과 영성에 관해서는 프란치스칸 영성(8회), 토마스 베리(9회), 테야르 드샤르댕(10회), 매튜 폭스(12회) 등을 두루 다뤘으며 각종 사회적 현안 역시 시의성 있게 제시했다.
한국과 일본의 원전 문제(6, 11회회), 4대강 문제(2, 7회),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문제(19회)도 주요한 환경 문제로 점검했다. 환경과 생태계 파괴의 이념적 바탕인 신자유주의는 두 차례에 걸쳐 집중 탐구했고(13, 14회),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은 세 번(15~17회)으로 나눠 연구했다.
한편 제20회 포럼에서 박유미 연구원(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은 힐데가르트의 주요 개념인 ‘비리디타스’는 “구원과 치유를 향하는 자연의 힘이 특별히 각성된 원리”로 “하느님의 창조계획에 따른 창조물의 질서가 유지되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 병이요 죄악이고 이를 회복하는 것이 치유이고 구원”이라고 소개했다.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찬미받으소서」를 이해하는 핵심 주제가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정 신부는 이 회칙이 하느님-인간-자연을 분리, 접근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우주적 친교’와 ‘우주적 형제애’의 새로운 종합으로서 ‘통합 생태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힐데가르트가 신학, 음악,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 쇄신하며 그리스도교 신앙의 전체적 통합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회칙과 성녀의 영성은 상통한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