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5년, 눈물을 닦아 줍시다 (끝 5.) 그리스도 사랑으로
“종교 탄압과 무자비한 테러 멈추도록 국제사회 힘 모아야”
그리스 카리타스 직원들이 시리아 난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한국 카리타스 제공
전쟁, 시리아에 몰아닥친 위기는 현재 전 세계 카리타스(세계 가톨릭 원조활동 봉사조직)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무자비한 폭력과 숱한 갈등으로 660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실향민이 됐다. 400만 명 이상은 국경을 넘어 난민이 됐다. 40만 명 이상이 고귀한 목숨을 잃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리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분쟁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교황은 국제 카리타스가 인종과 종교를 초월해 지속적으로 시리아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위기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 카리타스의 활동상은 전쟁이라는 폐허 속에서 더욱 눈부시다. 시리아인들에게 입을 것, 덮을 것, 먹을 것을 나눠줬다. 아이들에게는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국제 카리타스의 최종 목표는 바로 시리아의 평화다.
■ 희망이 사라진 땅, 다시 일어서기 위해
시리아 카리타스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자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국제 카리타스에 알려왔다. 시리아 카리타스 직원들은 전쟁의 포화를 뚫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시리아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는 서부 항구도시 타르투스와 자발레에서 IS(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저지른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출근 시간에 자살 폭탄 공격이 5차례나 발생했고 차량을 이용한 폭탄 공격도 2차례 잇따랐다. 150여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숨졌다. 부상자도 200명 넘게 발생했다.
시리아 카리타스에 따르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역은 최근까지 시리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안전 지역으로 불려왔다. 수많은 실향민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이주해왔지만 이제 그 곳도 그들에게는 안심할 수 없는 곳이 돼버렸다.
폭탄 테러로 시리아 카리타스 직원 1명이 부상당했다. 현재는 테러 이후 극도로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돼 도심에서 이동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이처럼 엄청난 어려움과 위험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카리타스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카리타스 센터를 통해 긴급구호를 제공하고 때로는 총알과 폭탄이 빗발치는 위험한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현지 사정으로 최근의 활동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 2014년 시리아 카리타스는 6만6000여 명의 시리아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했고 6만여 명에게 정기적으로 식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리아 카리타스는 최근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인 도움 이외에도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시리아 카리타스 직원 산드라 아와드씨는 국제 카리타스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난민들에 대한 도움만으로 시리아를 위한 완전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는 없습니다. 시리아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더 크게 외쳐주세요. 여러분들의 정부가 시리아 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주십시오. 우리나라를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시리아 카리타스 의장 앙투안 오도 주교는 “시리아 국민들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아우르는 관용과 평화적 공존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다른 시리아인들이 저지르는 종교적 박해에 동조하기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한 어린이가 세르비아 칸지자 응급시설 안에서 몸을 녹이고 있다. 사진 한국 카리타스 제공
터키 카리타스가 시리아 난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한국 카리타스 제공
■ “시리아의 평화는 가능하다!”
한국 카리타스는 시리아 국민들에 대한 구호사업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총 25만 달러(미화)를 지원금으로 내놨다. 시리아 카리타스를 통해 전달된 이 지원금은 시리아 난민들이 식량, 위생물품, 방한용품, 보건서비스, 심리적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게 쓰였다. 이번 가톨릭신문-한국 카리타스 공동 캠페인을 통해서도 지난 5월 27일까지 총 6000여 만원이라는 고귀한 뜻이 모였다. 한국 카리타스 신혜영(아녜스) 국제협력팀장은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금액은 모두 시리아 카리타스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현재 시리아 국내 상황이 좋지 않아 직접 봉사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점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고 있는 곳은 터키다. 약 270만 명이나 되는 난민들이 살고 있는데다 지금도 그리스와 불가리아 등 유럽으로 가기 위해 터키로 향하는 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난민들의 생활 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대부분 공원이나 주차장, 폐건물 등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터키 카리타스는 이들을 위해 현지 원조 단체들과 협력해 총 450여 난민 가구를 돕고 있다. 이들 난민들은 기저귀, 생리대, 이유식 등 아이들을 위한 기초적인 생필품이 절실하다.
레바논, 요르단, 세르비아, 그리스,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등 카리타스 회원 기구들도 임시 난민 캠프를 지원하고 기본적인 위생물품과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카리타스에 답지하는 도움의 손길조차 뜸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시리아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인근 국가들은 난민들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난민들은 생존조차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리타스 회원 기구들도 기금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지원도 축소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제 카리타스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국제 카리타스는 시리아 내전이 6년째에 접어든 올해부터 ‘시리아의 평화는 가능하다’는 주제로 평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은 서로 힘을 합쳐 나가기로 했다. 먼저 이들은 각국 정부가 시리아 난민과 실향민들의 인권 침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지원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각국이 난민들을 새로운 ‘시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평화구축 활동, 종교 간 대화, 평화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시리아 국민들이 처한 상황과 관련한 교육 자료를 제작, 배포하고 난민들을 위한 기도회와 연대 활동도 벌여나간다.
이번 캠페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 후원자들이 모두 참여해 끔찍한 재앙에 사로잡혀 있는 시리아 국민들에게 평화를 안겨주는 것이다. 특히 시리아 난민들에게는 인도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그들이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고 치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사회에 대한 공식 요청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제 카리타스 미셸 호아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에 “시리아에 무기를 판매하지 말고, 전쟁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그 어떤 형태의 무역도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무기를 사들이려는 교전 당사자들에 대한 재정 수단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터키 카리타스 직원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난민 가족들을 방문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 한국 카리타스 제공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