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성모 성지인 허베이 씨앤씨앤교구 ‘루르드 마을’을 찾은 순례객들이 ‘성모산’ 아래에서 무릎꿇고 기도하고 있다.
5월 8일은 중국의 어머니날이면서 허베이(河北) 씨앤씨앤(獻縣)교구에서 매년 거행하고 있는 순례일이기도 하다.
전국 곳곳의 신자들이 ‘루르드 마을’로 불리는 작은 시골 마을에 모여 장엄한 성지순례를 펼친다.
전국에서 찾아온 신자들은 이날 오전 루르드 마을 성지 광장에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며 성모상을 높이 들고 행렬을 한 후 미사를 봉헌했다. 오후에는 판지아꺼다(范家??) 요셉산에서 ‘성모산’까지 장엄한 행렬을 하며 성체강복을 실시했다. 교구장 리리앤꾸이(李連貴) 주교가 주례하고, 60여 명의 사제 공동집전으로 예식이 거행됐다. 대성당 티앤윈(天韻)합창단, 판지아꺼다 천사관악대, 장씽툰(張興屯) 관악대와 청년단체, 사회복지단체 등을 포함한 2만 명의 교우들이 참례했다.
씨앤씨앤교구 성지인 ‘루르드 마을’은 프랑스 국적 외펠(Hoeffel) 신부와 폴 던(Paul Denn) 신부에 의해 시작됐다. 쥘 바타이(Jules Bataille) 신부가 성지 건립을 준비했다. 1901년 5월 예수회 관구장 앙리 마녜(Henri Magnet) 신부가 교구를 성모님께 봉헌하고 새 성전을 축성했다. 같은 해 7월 8일 마녜 신부가 교구 주교로 임명되면서 루르드 마을을 정식 교구 순례성지로 삼았다.
1926년 프랑스 예수회 샴페인 관구장 요셉(Joseph Subtil) 신부가 방문해 루르드 마을에 성모동굴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1928년 모리소(Moriseaux) 신부가 동굴을 완성해 5월에 축성했다. 이때부터 성지순례가 점차 정례화됐다.
하지만 1939년 7월 일본이 침략해 루르드 마을 성전이 불타 없어지면서 순례활동이 점차 쇠퇴했다. 모든 종교 활동이 금지됐던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성모산’이 파괴돼 마른 나무와 돌무더기만 남았다. 종교정책이 개방되면서 1980년 소박한 성전을 다시 세웠다. 1983년 리우띵한(劉定漢) 주교가 매년 5월 루르드 마을 성지순례를 회복했고 1988년 ‘성모산’을 세웠다. 지금은 대만과 홍콩, 필리핀 등지에서도 찾아오는 중국의 대표적인 성모 성지가 됐다.
자비의 희년을 맞이해 교구는 성지에 아름다운 새 성모대성당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성모님 축일인 5월 24일 리리앤꾸이 주교와 교구 여러 사제들이 착공식을 거행했다.
信德社 제공
번역 임범종 신부(대구가톨릭대 중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