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솜보 공소에서 봉헌되는 미사 모습.
오늘은 까솜보 공소에 다녀왔습니다. 이 공소가 있는 지역까지는 길이 좋지 않아서 건기 중에만 방문하고 있습니다.
공소 건물이 없기에 건축 중인 학교 교실 안에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영성체 하는 교우는 5명이지만, 미사에 참례하는 인원은 보통 50명이 넘습니다.
내년 부활시기에 세례 받지 못한 이들 모두 세례를 받게 하려고, 미사 시작 한 시간 전에 아이들과 함께 성가도 부르고 기도문도 가르칩니다.
같은 시각 다른 한편에서는 성가 연습이 이루어지고, 다른 한 편에서는 준비해 간 약을 아픈 이들에게 나눠줍니다.
지난 번 방문 때, 교무금을 옥수수나 채소, 숯 같은 현물로 봉헌해도 된다고 공지했는데, 오늘 열 명이 밀린 교무금까지 다 옥수수로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방문 때, 교구에 낼 공납금을 담아갈 포대 자루를 많이 가져다 달라는 부탁도 받았습니다.
이들 중에는 아직 세례 받지 않은 이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세례 받지 않은 이들은 굳이 교무금이나 공납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다가 말하지 않았습니다. 자칫 봉헌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줄어들까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어도 자신들이 봉헌할 수 있고, 봉헌을 통하여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있어서 기뻐하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은 특별한 기쁨입니다.
아직은 많은 면에서 부족한 공동체입니다. 성가도 가사를 끝까지 몰라서 대영광송을 절반만 부르다 멈추고, 미사 중에 응답하는 부분도 자신이 없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언제 앉고 일어서는지도 몰라서 우왕좌왕하기도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함께 했던 본당 교우가 말합니다. 지금은 까솜보 공소가 아주 서툴지만 몇 년 안에 다른 공소나 본당처럼 체계가 잘 잡힐 거라고. 본당 내 다른 공소도 몇 년 전에는 까솜보 공소처럼 다 서툴렀다고.
이 교우의 말에 용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체계가 잡힌 까솜보 공소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도 무사히 공소 방문을 마쳤습니다. 몸은 무겁지만 마음에는 기쁨과 평화가 충만합니다.
오늘의 여정에 함께 해 주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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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조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