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호 주교는 “교구장 사목방향과 지침에 따라 사제단과 한마음을 이뤄 교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박원희 기자
5월 31일 대구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된 장신호 주교가 다음 날인 6월 1일 오전 본지를 비롯한 교계언론, 지역 일간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장 주교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가겠다”고 주교 임명 소감을 밝혔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소명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셨습니다. 부족하지만 저도 제 소명의 길을 부르심에 따라서 걸어가기로 다짐했습니다.”
장 주교는 주교 임명 후 사목표어로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Non mea sed tua voluntas, 루카 22,42 참조)를 정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고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것처럼 순명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고뇌의 순간, 마지막에 부닥치는 문제는 ‘나의 뜻대로 할 것인가, 하느님 아버지의 뜻대로 할 것인가’일 것입니다. 매 순간 하느님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기본 행동 지침이 아닐까 합니다.”
장 주교 임명은 현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2007년 3월 보좌주교로 임명된 후 9년만으로 사제단과 교구민 모두의 기쁨이다.
보좌주교로서 역할에 대해서 장 주교는 “교구장 사목방향과 지침에 따르고, 사제단과 한마음을 이뤄 교구가 더욱 성장하고 영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교구민들에게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해달라. 교구장님을 정성껏 보필할 수 있도록, 너그러운 마음으로 신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청했다.
장 주교는 로마 유학시절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 「현대의 사제 양성」을 공부하며, ‘착한 목자’ ‘하느님 마음에 드는 목자’ ‘양들을 사랑하는 목자’에 대해 묵상해왔다. 사제품을 받으며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 10,14)를 삶의 모토로 삼았다.
‘착한 목자’를 지향하며 사제의 길을 걷기까지 고민도 컸다. 장 주교는 1988년 영남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주교좌 계산본당에서 교리교사를 하면서 자신의 성소를 깨달았다.
“교리교사 활동을 계속했던 것이 사제로 이끄는 계기가 됐고, 또 주교좌성당 복사단으로 활동했던 시간들이 전례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이 됐습니다.”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학위를 받은 장 주교는 2009년 12월부터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로 미사경본과 전례서들을 번역하고 로마 사도좌의 추인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소임을 맡아왔다. 신자들에게 전례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례에는 3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해 올라가는 상승 차원의 기도와 하느님께서 은총을 베풀어주시는 하강 차원이 있는데, 전례 안에서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여기에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수평 차원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도 사랑과 자비를 베풀고 너그러울 수 있는데 바로 전례에서 그러한 힘이 나오는 것입니다.”
장 주교는 1998년 사제품을 받고, 사제생활 절반 넘게 외지에서 보냈다. 본당 사목은 봉덕본당 보좌로서 1년뿐이다. 로마 유학을 다녀와 대구가톨릭대학 교수로 7년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에서 7년을 보냈다.
“어디서든 주어진 소명에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신학대학 교수로도, 대구가톨릭대 대학신문을 맡아 편집하면서 즐겁게 생활했습니다.”
장 주교는 끝으로 “언젠가는 고향인 대구에서 사목하겠다고 희망했다”면서 “교구민들은 물론 대구 시민들과 다른 종교인들도 격려하고 이끌어줄 것”을 부탁했다.
■ 약력
1966년 5월 25일 대구 비산동 출생
1984년 2월 영남고등학교 졸업
1988년 2월 영남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2월 대구가톨릭대학교 2년 수료
1996년 8월 교황청립 사도들의 모후 대학 신학부 졸업
1998년 8월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 전례학 석사
1998년 8월 25일 사제서품
1998년 9월-1999년 8월 봉덕본당 보좌신부
1999년 9월-2002년 1월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 전례학 박사
2002년 1월-2009년 8월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2009년 9월-현재 주교회의 파견(전례서 전담)
2009년 12월-현재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
2016년 5월 31일 대구대교구 보좌주교에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