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주교 임명 발표 후 성모당에서 신자들에게 주교로서 첫 강복을 하고 있다.
5월 31일 오후 7시, 주교 임명 발표 후 장신호 주교는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임명 발표 당시부터 6월 7일 교황대사관을 찾아 충성서약을 하기까지 장 주교의 일정을 따라가 본다. 장 주교는 18일 주교 서품을 준비하는 피정에 들어간다.
■ 임명 발표날, 교구청엔 기쁨 가득
5월 31일 오후 임명 발표를 앞두고,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전임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장신호 주교와 교구 참사위원들이 함께 교구청 본관회의실에 모였다.
조 대주교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우리 시각 오후 7시, 로마시각 정오에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를 임명하셨다”고 발표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장신호 주교는 “부족한 제가 보좌주교로 임명을 받았다”고 말하고 “조환길 대주교님을 성실히 보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 대주교는 “가뭄에 단비가 내린 기분이다. 모든 교구민들이 기다렸던 보좌주교가 발표됐기에 더욱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면서 “우리 교구에 하느님께서 많은 은혜를 내려주셨는데, 범어대성당 봉헌식에 이어 오늘 보좌주교까지 나서 풍요롭다”고 말했다.
축하식 후 성모당으로 자리를 옮겨 조 대주교와 장 주교는 교구 주보인 루르드의 성모님 앞에서 무릎 꿇고 기도했다. 성모성월 마지막 날, 성모당에서 기도하던 신자들은 보좌주교 발표 소식을 처음 듣고 환호하며 기뻐했다.
6월 1일 오전 교구청 사제·직원들과 함께한 축하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범어대성당 미사에 함께 한 신자들이 장 주교 임명을 축하하고 있다.
6월 1일 남산동 대신학교에서 열린 은경축 축하행사에 참석해 사제단과 인사나누고 있다.
■ 발표 다음 날, 모교서 은경축 맞은 사제들과 미사
6월 1일 오전 9시30분 교구청 사제, 직원들의 축하자리가 마련됐다.
총대리 하성호 신부는 “우리 교구는 성모님께 봉헌한 교구이다. 5월 마지막 날 큰 기쁨을 우리 교구에 주셨다. 대주교님과 함께 우리 신자들을 사랑하며 교구를 잘 이끌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1998년, 사제품을 함께 받은 이태우 신부(교구 병원사목부장)는 “권위적이지 않고 반듯한 분이다. 먼저 스스로 건강을 돌보면서 교구를 위해 애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11시30분, 교구 사제들의 은경축 축하미사가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 대성당에서 봉헌됐다. ‘홈 커밍데이’ 행사로 진행된 이날 미사에서 장 주교는 “신학생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공차고 뛰던 추억이 생각난다. 여기 신학생들이 사제의 꿈을 이뤄가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임명 발표 후 장 주교의 부모 장진휘(베드로·77)-김현순(안나·75)씨 부부가 계산성당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
■ 출신 본당 계산성당엔 축하 플래카드
6월 2일 출신 본당인 주교좌 계산성당에 축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곳에서 장 주교는 세례와 첫영성체를 받고, 교리교사로 활동하며 성소의 꿈을 키웠다.
장 주교의 부모 장진휘(베드로·77)-김현순(안나·75)씨 부부는 이른 아침 계산성당을 찾아 기도했다. 아버지는 “신자들께서 많이 기도해주셔서 큰 일을 맡은 것 같다”면서 “겸손하고 모든 것을 양보하는 낮은 자세로 주교 직무를 수행할 것”을 당부했다. “사제품 받을 때 ‘착한 목자’라고 고백한 그 마음 간직하며 겸손하게 사목하길 기도합니다.”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는 장 주교.
6월 3일 범어대성당에서 봉헌된 사제성화의 날 미사.
■ 사제성화의 날, 신자들 축하 물결
6월 3일, 주교좌 범어대성당에서 교구 사제성화의 날 행사가 열렸다. 장 주교는 이 자리에서 교구 사제단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오전 사제단 현장체험 발표와 정희완 신부(안동교구)의 ‘하느님의 자비와 사제의 소명’ 주제특강, 미사봉헌으로 이어졌다.
오랫동안 기다린 보좌주교를 보기 위해 이날 수천 명의 신자들이 범어대성당을 찾았다. 대성당과 소성당을 가득 메운 신자들은 장 주교를 축하하며 기도했다. 장 주교는 “저를 위해 많이 기도해달라”며 신자들에게 부탁했다.
6월 7일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왼쪽)와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장 주교가 충성서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 주한 교황대사관 찾아 충성서약
장 주교는 6월 7일 오전 11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함께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 교황대사관을 찾았다. 장 주교는 사목표어인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루카 22,42)의 성경구절을 찾아 그 위에 손을 얹고 신앙선서와 충성서약을 하고 서명했다.
신앙선서에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을 바탕으로 보편교회의 가르침을 따를 것을 약속하는 내용, 충성서약에는 교황의 가르침에 따를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장 주교는 “신앙선서와 충성서약을 읽으면서 주교로서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다시 한번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보편교회와 교황의 가르침에 충실한 주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박경희·최용택·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