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호 요한 보스코 주교님.
항상 장 신부님이라고 부르다가 주교님이라고 부르려니 참 어색합니다. 곧 나아지겠지요?
무엇보다 먼저 사도들의 자리를 계승하는 주교단의 일원이 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 교구가 간절히 기다려온 착한 목자 한 분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장 주교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듬직함, 편안함, 성실함, 명석함 같은 것들이지만, 그동안 주교님을 알고 지내던 기억의 단편들을 모아보니, 저에게 있어 주교님은 항상 먼저 다가오는 마음 따뜻한 성품을 지닌 분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주교님께서 신학생으로 이탈리아에 유학 나와 계실 때, 저 또한 신학생으로 오스트리아에 유학 나와 있었지요? 가끔 모임이 있어 만날 때마다 낯가림이 있는 저와는 달리 주교님은 큰 체구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항상 먼저 다가와 다정히 인사를 건네곤 하셨지요. 또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먼저 신학교 입학한 선배라고 예의를 갖추어 대해주던 모습들은, 주교님의 반듯하고 예의바른 성품을 그대로 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제가 신부가 되어 다시 이탈리아로 유학 나갔을 때 주교님을 만난 기억도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에도 주교님은 변함없이 저를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리고 격려의 말씀과 함께 큰 용기를 주고 가셨지요. 그 방문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사제들이 살아가는 ‘성사적 형제애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감사히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존경하올 요한 보스코 주교님.
주교님께서 프란치스코 교황성하로부터 서임되신 날은 때마침 성모님의 엘리사벳 방문축일이었습니다. 이 축하의 글을 쓰면서 감히 주교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기회가 닿는 대로 주교님의 동반자요 협력자인 신부님들을 많이 만나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제게 예전에 보여주셨던 것처럼, 사제직 수행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제들을 자주 만나고 그들의 애환을 함께 나누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축하의 자리에 또 하나의 무거운 짐 하나 얹어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말씀을 태중에 모시고 엘리사벳을 찾아가신 성모님의 마음이 주교님의 직무수행에 늘 함께 하길 기도드리고, 다시 한 번 주교님의 서임을 큰 기쁨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