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 야옹!”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양이가 반깁니다. 저는 집안을 어지럽히고 역겨운 냄새 때문에 애완동물 키우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아들딸이 끊임없이 졸라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고양이를 키우게 됐습니다.
처음 레옹이가 집에 왔을 때는 시큰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레옹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깜짝 놀랄 정도로 좋은 습관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레옹이는 아침 6시면 일어나고 늘 먹던 참치와 사료 외에는 먹지 않으며, 대소변은 항상 화장실에 놓아 둔 모래통을 사용합니다. 특히 자신의 몸을 혀로 얼마나 깨끗이 닦는지 6개월에 한 번만 목욕을 시켜도 좋을 만큼 깔끔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습관이란 한 번 들이면 바꾸기도 어려울 뿐더러 인생의 성패를 가름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즉 좋은 습관을 체득한 사람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에 태어난 모든 남자들이 가야만 하는 군대는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는 자유분방하게 생활하던 혈기 넘치는 젊은이들에게 절제된 생활을 요구합니다. 군에 오기 전의 무절제한 생활습관은 훈련소에 입소한 순간부터 송두리째 버려야만 합니다. 이른 아침의 기상과 정해진 취침 시간, 적당한 운동, 규칙적인 식사, 모든 오락으로부터의 단절 등. 그 결과 혈색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훈련과 운동을 통해 적당히 그을린 얼굴에는 건강미가 넘칩니다.
군대를 다녀온 아들이 그것을 제대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군에 가기 전에는 밤늦게 돌아다니거나 게임을 하고 TV를 시청하면서 늦게 자고 느지막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다 군에 입대해서 21개월을 마치고 전역하자,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기본이고 침대를 정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건실한 청년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저를 기쁘게 한 것은 군에서 다시 성당에 다니게 된 것입니다. 아들은 중학교부터 공부를 핑계로 냉담자가 됐습니다. 우리 부부는 참으로 안타까웠지만 너무 재촉하면 반발심에 아예 ‘안 다닌다’고 할까 걱정스러워 지켜만 보았습니다.
아들이 군에 입대할 때, 저는 귀엣말로 슬쩍 “아들, 힘들면 성당에 가. 그럼 신부님이 잘해주실 거야”라고 짤막하게 말했습니다. 아들은 힘이 들었는지 군에 입대하자마자 성당엘 나갔고, 자대배치 후에는 성가반주 봉사로 주님을 가까이 하게 됐습니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 의하면, “우리가 매일 행하는 행동의 40%가 의사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신앙생활에도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주일엔 무조건 성당 가기, 아침저녁 기도드리기, 일 시작 전 화살기도 하기, 식사기도 드리기 등의 습관을 들인다면 평생을 이어가는 좋은 신앙습관이 될 것입니다.
아멘!
이연세(요셉) 대령(육군 항공작전사령부·안전관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