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은 한글을 모르는 지역 주민과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버학교를 열기도 했다. 2004년 열린 실버학교. 가톨릭신문 자료 사진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조암리는 큰 돌들이 있어 아침돌이라고 불리던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40여 년간 복음을 전하고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살아온 본당이 있다. 바로 평택대리구 조암본당(주임 김형준 신부)이다.
본당이 위치한 경기도 화성 우정면, 장안면 등의 지역은 1960년대부터 신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관할본당인 발안본당은 10㎞ 가량 떨어져 있어 지역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발안본당은 1966년 1월 조암성당 신축기성회를 조직하고 본당설립을 준비해나갔다. 신축기성회는 1971년 당시 회장이었던 김진철(요한)씨의 봉헌으로 조암리에 성당부지를 마련하고 강당을 지었다. 마침내 1973년 1월 5일 조암본당이 설립됐다.
신설 당시 본당은 21개 공소를 관할하고 신자 수는 총 187세대에 986명이었다. 본당은 공동체를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성전 마련을 위해 힘을 기울였다.
성당 인근 대지를 추가로 매입한 본당은 1974년 11월 새 성당을 완공했다. 이어 1975년에는 수녀원과 성당 주변 담장공사를 마무리하고 1976년 김남수 주교의 집전으로 ‘예수성심’을 주보로 성전봉헌식을 거행했다.
새 성전 완공을 기다리며 2014년부터 사용 중인 임시성당.
시골에 위치한 작은 본당이었지만, 본당은 다양한 사목으로 가난한 이들의 벗이 돼줬다.
장학회를 만들어 불우한 신자 학생들과 관내 중·고등학교에서 추천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고, 불우하고 소외된 가정을 찾아 방문하고 봉사하는 밀알회를 조직해 활동했다. 제대회나 레지오 단원들도 양로원, 고아원 등의 시설을 찾아 봉사를 전개했다. 거동이 불편해 봉성체를 하는 환우들을 성당에 초청해 미사를 드리기도 했다.
또 이촌 현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사목에도 적극 나섰다. 해마다 경로효행잔치를 거행하고, 실버학교를 운영해 글을 배우지 못한 노인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본당은 해마다 순교자의 밤, 순교자 현양미사 등을 실시하며 순교자현양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당은 최경환 성인의 유해와 독일 민족의 회개를 위해 순교한 보니파시오 성인의 유해를 성당에 안치하고 현양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자 수 2000여 명이 넘는 본당으로 성장한 본당은 현재 새 성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당은 2014년 6월부터 임시본당으로 이전해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노후한 옛 성전이 철거된 자리에 새로 지어질 본당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3968.04㎡ 규모로 건설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