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성당에서 6월 5일 봉헌된 마지막 미사. 신자들이 성당 1·2층을 가득 채웠다.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구산본당(주임 황용구 신부)은 6월 5일 건립 60주년(1956~2016)을 맞은 현 성당에서의 마지막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오후 5시 원로사목자 변기영 몬시뇰 주례, 천진암성지 전담 김학렬 신부와 본당 주임 황용구 신부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은 성당 1·2층과 입구까지 가득 메웠다.
구산성당과 인근 부지는 2009년 5월 국토해양부에서 추진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하남시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사업계획 시범지구에 포함됐다. 교구와 본당은 1956년 하남시 미사대로 298-19에 현재의 모습으로 세워진 성당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토지수용이 진행돼 성당의 존치가 무산됐다.
철거를 앞둔 구산성당은 김성우 성인이 살던 교우촌을 이어오는 공동체가 지은 성당으로 그 의미가 크다. 또 계절마다 빛깔을 달리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물병자리’와 ‘에덴의 동쪽’ 등 드라마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에 교구는 현 구산성당 건물을 새 성당 부지로 이전 복원하는 것을 인준했다. 새 성당 부지는 현 성당 터에서 서쪽으로 약 300m 지점이다. 교구와 LH공사의 협상 결과에 따라 오는 7월 말까지 복원작업을 완료하게 된다.
변 몬시뇰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 “이곳 구산 마을과 구산성지는 천주교 신앙의 씨앗이 떨어진 이래,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한 한국 평신도 순교 신앙의 현장”이라면서 “후손인 우리는 그 거룩한 ‘기억의 지킴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신앙의 모범을 후대에게 전해주자”고 당부했다.
김영기(바오로) 본당 총회장은 “한국전쟁 후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부모님들이 벽돌을 손수 하나하나 만들고 강돌을 날라서 밤에는 횃불을 켜고 성당을 건립했다”면서 “이같이 선조들의 정성이 깃든 이 성당을 이전 복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후손된 우리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