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만성신부전증 앓는 15살 지구어 군
‘비행사’ 꿈꾸는 몽골 소년 도와주세요
3년 전 심장마비로 떠난 아버지 대신
어머니가 공여자로 나서 이식 수술
최근 상태 악화돼 다시 한국 병원행
신장이식 받거나 평생 투석 받아야
어머니 바트치맥씨가 투석을 받는 아들 지구어군이 아파하자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15살. 한창 미래를 위한 꿈을 꾸고 준비할 나이지만, 담딘 지구어군은 일주일에 세 번씩 학교가 아닌 병원으로 향한다. 신장투석을 하기 위해서다. 가슴에 주사기를 꽂아 투석기로 피를 빼내고 기계로 노폐물 등을 걸러낸 피를 다시 몸속으로 들여보내는 4시간. 지구어군은 먼저 하늘나라로 간 아버지를 생각한다. “아버지, 저도 아버지처럼 하늘을 나는 비행사가 될 수 있을까요?”
지구어군에게 병마가 찾아 온 것은 4년 전인 2012년.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온 지구어군의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어머니 바트치맥(41)씨는 급히 병원으로 지구어군을 데려갔다. 몽골의 의사는 지구어군의 심장이 좋지 않아 그렇다며 심장약을 처방해 줬다. 그렇게 1년여 동안 심장약을 복용했지만 상태는 더 악화됐다.
몽골의 다른 병원을 찾아갔다. 지구어군의 신장이 완전히 망가져버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결과를 들어야만 했다. 지난 1년 동안 잘못된 투약으로 인해 지구어군의 신장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초기에 제대로 치료를 받았으면 이렇게 신장이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더욱 가슴을 쓰리게 했다.
지구어군을 살리기 위해 여객기 비행사로 일하던 아버지가 나섰다. 몽골에서는 신장이식을 위한 병원장비, 기술 등이 부족해 지구어의 아버지는 수천만 원을 선납하고 한국으로 아들을 데려와 치료하기로 했다. 2013년 2월, 지구어군의 수술날짜까지 잡혔다. 하지만 아들에게 신장을 나눠주려 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아픈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이미 집과 세간살이 등 가진 것을 모두 팔아 한국으로 오기로 됐던 상황이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 곧바로 어머니가 신장 공여자로 나섰다. 바트치맥씨는 남편을 잃고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지구어군의 병수발을 들어야 했다. 치료비와 둘째 아들을 키우기 위한 생활비를 버는 것도 바트치맥씨의 몫이었다. 다행히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어머니의 신장을 이식받은 지구어군의 상태는 좋아졌다.
수술 후 검사에서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나와 모자는 다시 몽골로 돌아갔다. 어머니는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아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올해 지구어군에게 급성빈혈 증상이 나타났다. 몽골 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려우니 이식 수술을 받은 한국의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그동안 모은 얼마 안 되는 돈에 친인척에게 또다시 빌린 돈을 모아 병원 측에 선납하고 지난 4월 한국으로 왔다. 병원 검사 결과, 이식 받은 신장도 그동안 못쓰게 망가져 있었다.
이제 어머니에게는 아들에게 줄 신장이 남아있지 않다. 지구어군이 살기 위해서는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한다. 일주일 투석 비용은 대략 60여만 원. 병원에 선납한 돈도 조직검사와 투석비용으로 이미 다 사용했다.
현재 지구어군 모자는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가 제공하는 쉼터에 머물고 있다. 곧 몽골로 돌아가야 한다. 신장 공여자가 나오지 않는 한 지구어군은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고, 어머니 혼자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처지다.
“우리 지구어가 건강하게 자라 몽골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어머니는 그저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성금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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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천주교서울대교구이주사목위원회
모금기간: 6월 8일(수)~28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2-924-9970 서울 이주사목위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