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12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병자와 장애인을 위한 희년의 날 미사를 주례한 뒤 한 장애인 소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2일 병자와 장애인을 위한 희년 미사를 주례하고 “완벽한 육신의 추구보다는 사랑과 연대만이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 세상은 겉으로 보기에 ‘제대로’ 보인다고 더 좋은 곳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연대와 상호 간의 수용과 존중이 더 커질 때 좋은 곳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한 이날 미사에서는 다운증후군 환자가 복사를 섰으며,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이 독서를 봉독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수화 통역이 이뤄졌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우리 모두는 곧 혹은 나중에라도 병들고 노쇠해진다”면서 이러한 한계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하지만 쾌락과 오락의 문화로 점철된 우리의 생활양식에서는 병들거나 장애를 가진 이들은 행복할 수 없다는 잘못된 편견이 널리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황은 강론을 통해 몸에 대해 집착하고 몸관리를 돈벌이로 만드는 세태에 일침을 가했다. 교황은 결과적으로 “세상에서 불완전한 신체는 감춰져야 하는 상황이 되고,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경제적 부담으로 가능한 빨리 없어져야 할 존재가 되기도 한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교황은 이러한 태도로는 “고통과 한계를 받아들여야 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오히려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환자와 약자를 가장 사랑하셨다”고 말했다.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사랑’이라고 강조한 교황은 “많은 장애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마음의 문을 열고 있으며 이들은 그저 웃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운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앞서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회의 장애인교육국이 주관한 특별알현에 참가해 600여 명의 장애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들은 본당에서의 차별, 장애인에 대한 교리교육 부족, 장애인에 대한 성사를 거부 등의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교황은 이번 대화에서 “다름이라는 것은 풍부함을 의미하며, 다양성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향상과 아름다움, 풍부함을 위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본당의 장애인 차별은 “추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화나 점자를 통한 장애인을 위한 교육이 어렵다고 하는 사목자는 “회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