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1898 명동대성당’ 입구.
“전국의 멋쟁이가 모여들었다”는 유행 1번지. 상권이 변하고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이런 명성은 빛이 바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금융 유통의 중심지로, 또 멋과 맛을 따라 국내외 다양한 인파가 밀려드는 곳 명동. 명동대성당 아래에 위치한 ‘1898 명동대성당’(이하 1898)이 이러한 명동의 번잡함 속에서 문화적 여유와 힐링을 주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이름을 높여가고 있다.
‘책’을 읽으며 독자와 저자가 만나기도 하고, 지인들과 혹은 홀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자리, 또 다양한 강좌나 전시 등을 통해 가르침과 배움이 이루어지는 특별한 ‘교육’의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서울시 공식블로그 ‘서울씨’(haechiseoul)에서도 최근 ‘서울 속 명소’로 소개할 만큼 명동의 새로운 문화적 랜드마크를 형성해 가는 중이다.
명동성당 종합계획(1단계)으로 서울대교구청과 명동대성당 일대가 새롭게 단장되면서 조성된 1898은 2014년 9월 신자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많은 이들과의 소통 나눔 실천’이라는 취지처럼 1898 로고에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형상화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오병이어 기적이 뜻하는 ‘많은 이들과 더 넓고, 깊은 사랑을 나누자’는 의미다. 1898은 명동대성당이 축성된 연도에서 따왔다.
광장 중심에 2개 층으로 나눠진 1898은 명동대성당 공식 기념품점 ‘1898+’, ‘갤러리 1898’, 북카페 ‘인터파크 북파크’, 업사이클링 브랜드 ‘RE;CODE’(래;코드) 등 20개 가까운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식 기념품점 ‘1898+’는 3C(Charity, Culture, Catholic)를 기본 콘셉트로 고객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명동대성당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명동 1898 향초’ 등 100여 개 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3만여 권의 책을 보유한 1898 북카페 ‘인터파크 북파크’. 새 책 대여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150평 규모에 2만8000~3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는 ‘인터파크 북파크’는 명동지역 유일한 대형서점으로서 더욱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카페 운영과 함께 새 책 대여 프로그램, ‘저자와의 대화’ 등 행사로 책을 통한 ‘읽는 문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래;코드’는 버려지는 제품들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업사이클링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주목받는다. 환경과 윤리적 패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생각을 불어넣는 곳이다. 상품 전시와 시청각실, 라이브러리 운영을 비롯해 주말마다 재활용 관련 공방 수업을 열고 있다.
이외 입점 매장들도 수익성 보다는 공익과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 한다. 공정무역 커피점인 ‘리브레’나 빵집 ‘르빵’이 프랑스산 밀가루 등 최고의 재료로 빵을 만들고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남은 빵은 모두 기부하는 모습들이 그렇다.
광장 ‘1898÷’에서 매월 세 번째 수요일마다 열리는 생활성가 정기공연 ‘소소한 음악회’. 가톨릭회관 제공
1898의 광장은 문화예술 나눔 실천을 위한 친근한 도심 시장 혹은 음악 공연장으로도 변신한다. 1898을 관리하고 있는 가톨릭회관(관장 최철영 신부)은 그런 의미에서 최근 광장 이름을 ‘1898÷’로 새롭게 이름 지었다. 지난 4월부터 매월 세 번째 수요일 생활성가 정기공연 ‘소소한 음악회’를 열고 있고, 매주 화요일 오후 12시20분에는 인디 음악을 비롯해서 대중적인 음악이 소개되는 ‘더 버스킹’ 공연을 개최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