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톨릭계 대학교 교목자들이 6월 23일 오후 서울대교구청 3층 대강당에서 염수정 추기경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전국 가톨릭계 대학교 교목자들은 6월 23일 오후 서울대교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간담회를 갖고 가톨릭계 대학 교목실이 처한 내외적 환경 변화와 도전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제17차 전국 가톨릭계 대학교 교목자 연수의 한 과정으로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가톨릭대 성심교정, 가톨릭관동대, 가톨릭상지대, 꽃동네대, 대구가톨릭대, 목포가톨릭대, 부산가톨릭대, 서강대 등 8개 대학 교목실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직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가톨릭계 대학 사목 활성화 방안 가운데 대학 내 성당(경당)을 ‘본당’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김용해 신부(서강대 교목처장)는 “대학생들이 1~2학년 때는 교목실이나 학교 내 성당에 자주 찾아오지만 3~4학년이 되면 취업 준비 등으로 신앙과는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대학 캠퍼스 복음화를 위해 학교 내 성당을 ‘본당’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주교님들이 영적, 재정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염 추기경은 “대학 내 성당에서 교목실 성직자가 세례, 견진, 혼인성사 등을 집전하는 것은 어느 교구에서든 장려할 일이지만 교적을 둔 본당으로 운영하는 것은 지역 본당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덕헌 신부(부산가대 교목처 부처장)는 “부산가대는 소규모 대학으로서 보건분야를 특성화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정부로부터 계량화된 평가를 요구받다 보니 가톨릭 이념을 드러내는 데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가톨릭계 대학 교목실 관계자들도 공통적으로 무한경쟁과 대학 구조조정의 여파 속에서 가톨릭 정신을 학사일정에 도입하고 실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염 추기경은 가톨릭계 대학들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우리나라 가톨릭계 대학생 중 천주교 신자 비율이 20%나 된다는 것은 희망의 표지”라며 “예수 그리스도처럼 모든 것을 내 놓는 순교자 정신을 배워 희망을 갖자”고 당부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